여야가 설 연휴를 앞두고 발걸음이 분주해졌다. 4월 총선이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설 민심이 총선 승패의 바로미터라고 판단,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설 연휴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공천 경쟁이 시작되기 때문에 정치권 인사들은 설 연휴 동안 보다 많은 주민들과 접촉하기 위해 온힘을 기울인다는 생각이다. 설 연휴가 지지도 확보를 위한 1차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는 것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설 명절을 앞둔 20일 오전 헬기편으로 서해 최전방인 연평도 해병부대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그는 주민 대피 시설을 둘러보고 주민간담회를 열어 애로 사항을 청취하는 등 민심을 살폈다.
연평도 방문에 동행한 황영철 대변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설을 맞아 장병들을 위로하고, 국방에 만전을 기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한 뒤 “설 민심을 살피고, 이후 비대위에서 논의된 인선과 공심위 구성 등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같은 날 대전식당에서 최고위원회를 개최한 뒤 지도부를 이끌고 서울역을 찾아 귀향인사를 했다. 설 연휴 동안엔 서울 상도동의 복지시설을 방문해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활동을 할 계획이다. 김현 부대변인은 “민심을 잘 반영해서 총선에서 대승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도 귀성객 인사에 나섰다. 문정림 대변인은 “서울역에서 귀향인사를 시작으로 설 연휴기간 중 재래시장을 방문하고, 요양시설 등 서민·소외계층을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는 총선 출마를 선언한 서울 관악을에, 심상정 공동대표는 경기 고양 덕양갑을 각각 방문해 지역민들을 만날 계획이다. 천호선 대변인은 “설 이후 여론이 어떻게 풀릴지가 4월 총선의 민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역구 출마를 앞둔 의원들도 자신의 주민들과의 스킨십 강화에 나섰다. 최대한 지역구에 상주하며 ‘바닥 표심 다지기’에 승부를 걸겠다는 태세다.
이번 총선은 정치권 전반의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고된 데다 대선 전초전이라는 상황인식 때문에 설 민심을 두고 여야 의원 중진이나 초선 가릴 것 없이 위기감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강길부 한나라당 의원(재선·경북 울주)은 설 연휴동안 지역구내 300여개에 달하는 경로당을 일일이 방문하고 재래시장을 찾아 민심을 청취할 예정이다. 강 의원 측은 “정치권에 대한 국민 불신이 강하다”면서 “물가·전세값 안정, 교육 문제 등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민원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5선·광주 서구을)은 이틀 전부터 지역에 내려가 지역구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설이 끝날 때까지 지역구에 머무르며 지역 내 불우시설 방문과 귀향인사를 통해 민심을 챙길 예정이다. 김 의원은 “지역구에서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명수 자유선진당 의원(초선·충남 아산)은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 ‘민생탐방’이라는 이름으로 지역구 곳곳을 누비고 있다. 지역주민들과 간담회를 열고 마을회관 청소부터 지역민들의 건의사항까지 청취하고 있다. 이 의원 측은 “항상 지역민들과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