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점령 시위대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시위대는 지난해 가을 70만달러(약 8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금했으나 현재는 은행 잔고가 17만달러 수준으로 줄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위를 지지한다며 돈을 보내주는 사람들도 거의 없어 시위대는 앞으로 시위를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위대의 헤이우드 카레이(28) 회계담당자는 “이전에 쓰던 식으로 지출을 계속 한다면 한 달 이내에 돈이 다 떨어지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대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4일 총회를 열었으며 신규사업에 대한 지출을 모두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일부 교회에 지급하는 숙박비용과 음식, 교통비 등은 필수 비용으로 지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시위대가 성금을 무분별하게 사용해 시위의 성격이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위에 참석한 제이슨 아흐마디는 “시위대는 사회에 메시지를 주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시위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를 더 중요시하게 되는 덫에 빠졌다”며 “작년 9월 처음 시위를 하던 때의 초심을 살려 경제적 자본보다 인적·사회적 자본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성금이 줄어든 것은 작년 11월 시위대의 지출목록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부터다.
목록에는 약초 구입을 위해 1000달러 이상 지출한 사실이 나왔고 담배와 담배 마는 종이를 구입하기 위해서도 수백 달러가 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카레이씨는 이에 대해 “일반인이 볼 때 담배를 사는 것이 못마땅할 수도 있겠지만 담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아 총회 결정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