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 17일 호주채권시장에서 3억5000만 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호주달러 표시 채권)'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 달러화로 기준으로는 3억6000만달러 수준이며, 국내 금융기관이 캥거루본드 발행에 성공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번 캥거루본드의 만기는 3년으로, 금리는 호주채권 3개월 변동금리(BB)에 3.05%의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됐다. 이는 미 달러화로 스왑시 3개월 리보(Libor·런던은행간 금리)에 2.6%의 가산금리를 더한 수준이며, 미 달러화 채권 발행에 비해 20bp 저렴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채권 발행은 최근 프랑스 등 유럽국가에 대한 S&P의 대대적 신용등급 강등 악재로 글로벌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투자성향이 매우 보수적인 호주채권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한 것도 상당한 성과"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기업은행은 투자자 연금자산 규모 세계 4위인 호주 채권시장 개척을 위해 지난 2010년 5월 국내기관 처음으로 호주달러 채권 발행 프로그램을 설정한 바 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호주 현지에서 주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채권투자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편 기업은행 외화조달 다변화 차원에서 중동시장 개척을 위해, 다음달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두바이와 아부다비를 방문해 직접 시장조사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