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아시안게임에서 금매달을 따내는 등 바둑계를 주름 잡고 있는 한 바둑 고수가 지난해 국수(國手)전에서 탄 상금 전액을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열두번째로 국수 칭호를 받은 바둑 고수 조한승(9단)씨는 지난해 제55기 국수전에서 받은 상금 4500만원 전액을 기부했다. 조 9단은 11일 자신이 현역으로 복무했던 육군 ‘이기자부대’를 방문해 위문금을 전달했다.
조 9단은 이날 “예전부터 기부하려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며 “군 복무 중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는 등 많은 혜택을 받은 것에 대해 보답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조 9단은 12일에는 종로구 창성동에 있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를 찾아 2000만원을 전달하고 자립 프로젝트인 ‘디딤씨앗통장’ 등에 나머지 상금을 모두 기부할 예정이다.
조 9단은 "한 곳에 기부할까도 생각했는데 여기저기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유니세프에는 처음 기부하는데 어려운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9단의 기부 선행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08년 제20회 TV바둑 아시아선수권전에서 입단 동기인 이세돌 9단과 결승에서 붙었다.
당시 두 사람은 대국 전에 누가 이기든 간에 상금 전액을 좋은 일에 쓰기로 의기투합했고, 결국 상금 300만엔(우승 250만엔, 준우승 50만엔) 전액이 중국 쓰촨성 지진 피해 복구 성금으로 전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