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농촌으로 이동하는 인구가 역대 최고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이른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찾아 귀농하는 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00년 이후 가파르게 증가한 귀농인구는 재작년 주춤했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2002년 769가구에 불과했던 귀농인구는 △2004년 1000가구 △2007년 2000가구 △2009년 4000가구를 각각 넘어섰다.
귀농인구를 연령별로 보면 은퇴연령 전후인 50~59세가 1457가구로 전체 35.8%를 차지했다. 50대 이하 귀농가구는 2009년보다 소폭 줄었지만 50대 이상 가구는 2.4배가량 늘었다.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찾아 농촌으로 이주한 사람이 늘어난 결과다,
지역별로는 전남·전북·경북 등 땅값이 싸고 농업이 발달한 지역에 많이 정착했다. 수도권이나 충청도 등 비교적 땅값이 비싼 곳으로의 귀농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직업별로 보면 직장 은퇴자가 가장 많았고 자영업자와 제대군인이 뒤를 이었다.
농업 인구의 증가세는 통계청의 고용 동향 조사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1~11월 농림어업 취업자는 1만7294명으로 전년 말보다 29.8% 급증했다. 전체 취업자 증가율 3.8%의 7.8배에 달한다.
농식품부는 이 같은 현상으로 도시 고령자가 농어촌에서 새 일자리를 찾고 농어촌은 새 인력 유입으로 활력을 회복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귀농인 현장실습 교육을 담당할 상담사를 양성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귀농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에 대비해 공동 영농과 유통, 농어촌 관광 등을 추진할 ‘농어촌 마을 공동경영체’를 육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대도시 거주 베이비부머의 66.3%가 농어촌 이주를 희망하고 있으며 이 중 13.9%는 5∼10년 안에 이주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성주인 농촌발전팀장은 “성공적인 귀농을 위해선 귀농·귀촌인 모임을 조직하거나 농사 외에도 다양한 일자리를 마련하는 등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