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올해 경기가 불확실한 가운데 적극적인 증설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자체 경쟁력을 강화, 올해 경영 키워드인 ‘위기관리’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반석 LG화학 부회장, 정범식 호남석유화학 사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등 주요 유화업체 수장들은 올해 경영 키워드를 ‘총체적인 위기관리’로 설정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이란발 유가 리스크, 환율 변동성 등 그 어느 때보다 올해 유화업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
하지만 유화업계 수장들은 이럴 때일 수록 핵심역량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불황이라고 해서 마냥 움츠리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증설 및 보수를 통해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결국 전체적인 위기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올해 유화업계에선 많은 증설이 추진된다.
GS칼텍스는 미래 경쟁력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제4 중질유분해시설 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다. 오는 2013년까지 총 1조1000억원이 집중 투자되며, 올해는 증설에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제4중질유분해시설이 완공되면 GS칼텍스의 고도화율은 업계 1위로 올라서고, 일일 5만3000배럴의 경질유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금호석화는 세계 1위 규모인 합성고무 사업을 더욱 키울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고부가가치를 지닌 고기능 합성고무 제품인 솔루션 스티렌부타디엔고무(SSBR) 생산설비 증설에 투자하고 있다. 총 1200억원이 투자되는 증설 작업은 올해 하반기에 마무리될 전망이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금호석화는 기존 연산 2만4000톤이었던 생산규모가 8만4000톤으로 무려 4배나 증가하게 된다.
호남석화는 올해 하반기까지 여수 NCC공장 및 계열공장 증설에 총 5200억원을 투자한다. 올해 증설이 마무리되면 호남석화는 연산 200탄톤이 넘는 에틸렌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폴리올레핀 생산규모도 연산 358만톤으로 세계 10위권에 들게 된다. 이와 함께 미국 앨라배마에선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공장도 올해 상반기 내 준공한다.
이 밖에도 한화케미칼과 삼성정밀화학은 올해 초 폴리실리콘 공장 착공에 들어가는 등 국내 유화업체들은 올해 각자 주력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활발히 움직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불확실성이 커 유화업계가 예년보다는 보수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이지만, 최소한의 경쟁력을 위해 증설 등의 투자가 갑자기 끊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