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의 알리 페크리 수도 행정법원장이 27일 "군 감옥에 수감된 젊은 여성들에 대한 처녀성 검사 절차의 실행은 중지돼야 한다"고 판시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지난 3월 사미라 이브라힘(25)은 타흐리르 광장에서 시위하다 체포됐다. 군은 그녀를 포함한 다른 여자 여섯명에게 처녀성 검사를 강요했다. 사흘 뒤 이브라힘은 군사재판에서 정부 당국 모욕죄와 불법 집회 및 야간 통행금지 위반 등으로 징역 1년의 집행유예 형을 선고 받았다.
그녀는 이 검사 자체를 금지하라는 요구와 검사를 담당한 장교를 성폭행 혐의로 해서 소송을 걸었다. 이브라힘은 현재 이집트를 통치하는 군인들이 여자들에게 '처녀성 검사'를 하는 것에 대해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한 여자다. 보수적인 회교도 사회에서 처녀성 검사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오명을 살 수 있다.
처녀성 검사를 중지하라는 행정법원의 판결 뒤 이집트 군 최고 사법 책임자인 아델 모르시 장군은 "그런 테스트를 실시하라는 결정이 없었던 만큼 판사의 판결을 실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만약 그런 테스트가 실시됐다면 관련된 사람들은 기소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관영 통신은 전했다.
CNN은 올 초 이집트 한 장군의 말을 인용하며 '처녀성 검사를 하는 이유는 여자들이 이미 처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시위에서 (군인에게) 강간당했다고 주장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보도했다. 이 발언이 언론에 보도되자 군은 이를 부인했지만 이집트 사람들은 분노했다.
뿐만 아니라 여성 운동가들은 당시 시위 등에서 억류 여성들이 강간당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어 그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로 검사를 강요 받았다고 전했다. 장교들은 만약 검사를 받지 않으면 윤락행위로 고소당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는 사실도 털어놓았다.
얼마전에는 시위에 참여한 여성이 땅바닥에 쓰러진 채 이집트 군인 두 명에게 질질 끌려가는 장면이 공개됐다. 그녀의 브래지어와 알몸 상체가 노출됐고 이 때 다른 군인이 그녀의 복부를 짓밟아 전 세계 사람들이 경악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국가를 수치스럽게 만드는" "조직적인 여성 비하"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