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빨간 불…철강업계 새해 계획 ‘오리무중’

입력 2011-12-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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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전망 속 내년 사업 계획 설정에 고심…현대제철, 당진 3고로 건설 위해 ‘나 홀로 투자 증액’

철강업계가 내년 사업 계획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 내년 철강시장 업황이 올해보다 더 나쁠 것이라는 전망 속에 각 업체들은 내년도 투자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 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을 제외한 대부분 업체들이 내년 투자 규모를 축소 또는 현 상태 유지 선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당진 3고로 건설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투자를 늘릴 것이라 천명했다. 정상적인 투자 진척 없이는 목표 완공 시점인 2013년을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은 지난 15일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은 자리에서 “내년은 철강업계에게 있어 고비가 될 것”이라며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주력 사업의 완수를 위해 올해보다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현대제철은 그러나 당진 고로 건축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되, 수익성이 유발되지 않는 투자를 전면 유보할 방침이다. 또 연간 6500억원 절감을 목표로 원가 절감 노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출장 인원을 최소화하고, 지방 출장 시 항공기 대신 KTX를 이용하도록 하는 등 불필요한 비용을 최대한 억제하기로 했다.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아직 구체적 투자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로서는 장기적 안목이 아닌 단기적 상황 대처로 사업 계획 방향을 정하고 있다.

내년 투자 금액 축소를 결심했던 포스코는 내년에도 불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시나리오 경영 체제를 지속할 움직임이다.

포스코가 전망하고 있는 시장 변화 시나리오는 총 5가지. V자형 경기 회복, 제한적 경기 회복, 추락 없는 부진 지속, 경기 추락 지속, 더블 딥 등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연간 투자 계획을 넓게 짜기 보다는 시나리오에 입각한 단기 대응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당장의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경영 계획을 매달 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국제강 역시 시장 상황에 따라 3개월마다 경영 계획을 수정해 투자 규모를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 동국제강은 ‘3개월 롤링’ 시스템을 활용해 사업 계획을 설정하고 있다.

다만, 내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인천 압연공장(철근 생산)과 브라질 고로 제철소 공사 추진에는 무리가 없도록 투자 규모를 적절히 조절할 계획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예정된 사업 계획의 완수를 위해 투자 계획을 늘려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며 “투자 규모를 늘리게 되면 지금보다 원가 절감 측면에서 더 큰 고통 분담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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