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신제도를 절대평가 방식으로 되돌리기로 했다.
설동근 교육과학기술부 차관은 13일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성적 평가제도 개선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중등학교 학사관리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교과부는 당장 내년부터 이 같은 방안을 중학교와 특성화고에 적용하고 2014년에는 고교의 보통교과로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대학입시에서도 수시모집이 확대되는 등 내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하게 된 배경과 세부 계획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다음은 설 차관 및 교과부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 상대적으로 내신이 무력화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있다. 성적 부풀리기도 가능한 것 아닌가?
▲ 성적 부풀리기나 내신 무력화와는 거리가 멀지 않느냐 생각한다. 성적 부풀리기나 이런 현상이 일어날 것을 대비해서 시·도 교육청과 함께 단위학교의 학업성적 관리실태를 전체 모니터링 하겠다. 문제가 있으면 엄격한 학사감사를 실시해서 조치할 계획이다. 원점수, 과목평균, 표준편차 이것이 병기가 되기 때문에 여기에 충분히 보완을 했다고 생각한다.
- 올해 대규모 미달사태를 맞은 자사고 살리는 정책의 일환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특목고와 자사고가 성취평가제에 무조건 유리하다고는 볼 수 없다. 물론 학교별 교육력이나 이 재학생의 입학성적 수준에 따라서 다소간에 성취도 분포비율이 다를 수는 있다. 그러나 대학들이 특별 전형을 통해 신입생 구성의 다양성을 상당히 확대하고 있다.
- 수능도 쉬워지는데 내신까지 무력화한다는 것은 결국 대학에 자율적인 선발을 보장해주는 것인가.
▲ 이미 각 대학에서 각 지역별로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고 발전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을 선발하는 다양한 수시전형이나 전형제도가 도입됐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으리라고 본다. 본고사나 이런 부분이 살아난다고 해서 사교육 시장이 팽창되는 그런 부분은 철저히 우리들이 막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절대평가라고는 해도 표준편차에 따라 학교별 수준을 도출할 수 있다. 대학에서 얼마든지 이것을 가지고 재가공해서 시골학교의 A와 특목고의 A에게 다른 점수를 주는 식으로 악용할 수 있는 것 아닌가.
▲ 대학에서 그러지는 않으리라고 본다. 연구를 통해서 많은 대학 관계자분들과도 협의하고여러 가지 토론을 했다. 보완자료로 사용할 뿐이지, 이것에 의해서 학생선발의 기준으로 적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 새로운 개편안에 대해서 교과부는 절대평가라는 용어를 일부러 쓰지는 않는 것 같은데 이유가 있나.
▲ 성취평가제는 절대평가제의 원리에 입각하고 있지만 보다 확대된 개념이다. 기존의 절대평가는 교육목표 달성수준과 달성도에 의해서 학생들의 수준 점수를 부여하는데 국가 수준의 기준이 없었다. 이번에는 국가공통교육과정에 기반한 성취수준을 반영한다는 차원에서 성취평가제라는 이름을 붙였다.
- 조금 거칠게 얘기기해서 학교수준이 아니라 전국적인 학생들의 수준, 이런 것들이 6등급으로 나눠서 등급화 되는 것이 아닌가.
▲ 일률적인 기준을 가지고 전체학생들을 동일한 잣대에서 평가해서 동일한 형태의 학생을 양성하는 것은 정부 교육개정과정 취지와는 구분되기 때문에 그런 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시안에 담겼던 ‘F등급 재이수 방안’ 이번에 담기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 재이수를 하려면 선생님 수급이나 이런 부분도 있기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2013년도에 시범운영을 해 보고 그 결과를 가지고 도입여부를 2014년도에 결정하겠다. 그렇다면 실제 도입이 된다면 아무리 빨라도 2015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