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7일 단행한 사장단 인사 결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사장과 정연주 삼성물산 사장은 부회장에 오르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고,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과 황백 제일모직 사장 등은 현역에서 물러난다.
먼저 권오현 삼성전자 DS 총괄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명실상부한 투톱을 형성하게 됐다.
권 부회장은 2008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으로 부임한 후 메모리 제품의 시장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시스템LSI 사업의 일류화를 일궈 냈다는 평을 받았다. 회사측은 향후 반도체, LCD 등 부품사업의 시너지를 제고하고 글로벌 경쟁력과 위상을 더욱 견고하게 다져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권 부회장의 승진은 부품 분야의 위상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삼성LED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를 합병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점도 부회장 승진 배경으로 꼽힌다.
정연주 삼성물산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인사라는 평이다. 정 부회장은 2003년부터 7년간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로 재임하면서 경영위기에 처한 회사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량사로 변모시켰다는 평을 받았다.
2010년 삼성물산 대표이사로 부임하여 단순 시공위주의 국내사업 구조를 탈피, 개발사업 강화 및 해외시장 공략으로 글로벌 성장기반을 구축했다.
그 해 거둔 4조4284억원의 해외수주는 삼성물산이 2009년 한 해 기록한 해외수주 규모(2조58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실적이다.
반면 삼성 반도체 신화의 선봉장이었던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은 43년간의 현역 생활을 마치게 됐다. 이 부회장이 떠난 자리에는 강호문 중국 본사 부회장이 채운다.
이윤우 부회장은 1946년생으로 경북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1968년 삼성전관에 입사해 삼성과의 40여년의 인연을 맺었다. 특히 삼성전자 메모리와 D램이 세계 1위로 도약하는데 선봉장으로서 반도체 사업부문을 이끌었다.
황백 제일모직 사장도 상담역 역할로 물러나며 현역에서 떠나게 됐다. 황 사장은 1953년 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와 KAIST 산업공학 석사를 지낸후 1976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지난 2006년 제일모직 패션부문장에 이어 2009년부터 제일모직 사장을 맡아왔다.
삼성사회공헌위원으로 나란히 위촉된 삼성화재 지대섭 사장, 에스원 서준희 사장, 삼성생명 김상항 자산운용부문장 사장도 사실상 실무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