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은 독점할 수 없는걸까.
2010년 6월 2일 야권의 지방선거 승리. 곧이어 7월 28일 여권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승리. 이는 결코 어느 한쪽으로 권력을 몰아주지 않는다는 국민의 경고이자, 급변하는 민심의 무서움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먼저 6·2 지방선거는 지방권력이 여권에서 야권으로 교체되는 순간이었다. 16개 시·도 광역단체장 중 여당인 한나라당은 6곳 밖에 건지지 못했다. 민주당이 7곳, 자유선진당 1곳, 무소속이 2곳을 얻었다. 특히 한나라당은 천신만고 끝에 서울과 경기를 지켜냈지만, 텃밭인 경남과 강원을 야권에 내주면서 사실상 ‘참패’ 평가를 받았다. 전체 228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야권은 146곳에서 승리, 82곳 승리에 그친 한나라당을 앞섰다.
서울시장은 한나라당 소속이지만 시의회는 민주당이 장악했고, 대부분 서울 내 구청장 역시 야당 손에 쥐어지면서 수도 시책이 통일되지 못하는 부작용도 낳았다. 이듬해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말미암아 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선 지역장벽이 좁혀지는 변화의 바람도 일었다. 한나라당의 텃밭으로만 알고 있던 경남지사에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발생했다. 호남에선 한나라당이 의외로 선전하는 일도 있었다. 비록 당선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전남·북과 광주 등 3개 지역에서 역대 최초로 한나라당 후보가 두 자릿수 지지율을 획득했다. 지역의 이런 변화는 선거 결과를 떠나 여야 모두에게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여권 후보가 야권 텃밭에, 야권후보가 여권 텃밭에 도전하는 사례도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지방선거가 치러진지 채 두 달도 되지 않은 시점 ‘여당의 무덤’이라는 국회의원 재보선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국민들이 여당의 손을 들어줬다. 한나라당이 민주당을 5대 3으로 누르면서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6·2 지방선거와 7·28 재보선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으로 하여금 각각 새 지도부를 선출하게 만드는 계기도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