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잃어버렸다고 허위로 신고한 뒤 보험금을 타내는 보험사기 사례가 급증함에 따라 통신사는 저렴한 휴대폰 보험상품 판매를 속속 중단하고 있다. 휴대폰 보험의 손해율이 2년새 100%나 증가하면서 각 손해보험사에 극심한 적자고를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폰세이프20(월2000원)과 폰세이트25(월2500원) 상품가입을 중단했다. 이 두 상품은 SK텔레콤의 총 3종 휴대폰분실보험(폰세이프) 중 상대적으로 저렴한 보험상품이었지만 이를 악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 고육지책으로 내린 결정이다.
한 손해보험 업계 관계자는 “보험료가 싸다는 점을 악용해 허위로 휴대폰 분실신고를 하고 보험금을 타내는 보험사기 사례가 몇년 새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면서 “이에 해당 손해보험사들은 기계값에 해당되는 보험금을 지급해 줘야 하는 실정이라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 보험은 휴대폰 파손이나 분실 등의 사고에 대해 현물로 보상해주는 보험으로 보험료는 월 3000원~4000원 수준이며 자기부담금은 손해액의 30%(최소 3만원) 정도로 책정돼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휴대폰보험 사고건수는 9월말 기준으로 28만9001건이며 2009년말(2만 8480건)보다 무려 10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지급보험금 역시 1091억 5200만원으로 2009년보다 9배 이상 증가해 2009년 34%에 불과했던 휴대폰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90.4%, 올해는 131.8%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료를 4000원~5000원 수준으로 인상하거나 자기부담금 비율을 5만원 수준으로 더 높이는 방안을 두고 고민했지만 보험료를 인상하는 편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며 “SK텔레콤 뿐 아니라 전 통신사가 각 해당 손해보험사와의 협의를 통해 늦어도 내년 초까지 2000원~3000원 수준의 휴대폰 보험상품 판매를 중단할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