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위안화 세계 제패 야욕이 한국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적으로 유통되는 통화를 만들기 위해 첫 단추로 한국 시장을 지목하고 있고 지준율 인하와 중국기업들의 IPO(기업공개)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위안화를 국제적 통화로 만들기 위해 먼저 한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지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한재진 연구위원은 “한국, 홍콩,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싱가포르, 뉴질랜드 등 국가들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위안화 결제와 거래 수요를 늘리고 있다”라며 “위안화 하드커런시 과정에서 한국은 위안화 역외 금융과 무역 허브로의 부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 세계 1위라는 풍부한 유동성과 물가와 환율 변동성도 최근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등 전반적인 상황이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에 발 맞춰 중국 정부는 아시아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발판으로 중국의 은행들을 한국 시장에 진출시키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금융위원회가 중국농업은행주식유한회사의 서울지점 신설을 인가하면서 중국계 은행 중 5번째로 영업을 하게 됐고 중국 거대 은행인 뱅크오브차이나도 한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뱅크오브차이나그룹 관계자는 “뱅크오브차이나는 세계적인 확대를 추구하고 있고 한국시장 진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며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노력에 뱅크오브차이나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고 한국을 적합한 시장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3년만에 처음으로 지준율을 인하한 점도 중국 자금 유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통화 정책 완화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단행됐는데, 중국 지준율이 낮아지면 중국은행의 대출 여력이 개선되며 기업 자금난이 해소되고 증시 반등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동안 얼어붙은 중국기업들의 IPO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활기를 띌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와 IPO업계에 따르면 현재 상장예비심사를 접수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국 기업은 차이나그린피앤피와 중국건재설비과기유한공사 2개 기업이다.
지난 9월21일 상장예심을 청구한 차이나그린피앤피는 홍콩에 설립된 지주회사로 중국 내 자회사에서 포장용지와 포장박스 등을 생산하고 있는 포장 제지 전문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327억원, 19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는 2009년에 비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63.69%, 68.10%씩 상승해 가파른 성장률을 나타냈다.
차이나그린피앤피는 상장예심이 통과될 경우 내년 1월 중으로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0월4일 상장예심을 청구한 중국건재설비과기유한공사는 홍콩에 설립된 지주회사로 중국내 사업자회사 3개를 통해 건설자제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500억원, 당기순이익은 144억원 규모다. 올해 11월 현재까지 약 7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건재설비과기유한공사는 상장예비심사가 통과될 경우 내년 3월 중으로 상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IPO업계 관계자는 “중국고섬 사태 이후 중국기업들이 국내 증시에 상장하려다 철회하는 등 얼어붙은 모습을 보였다”라며 “하지만 2곳의 중국 기업이 상장예심을 통과하고 내년 1분기 중으로 상장하게 되면 다시금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