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주부들은 이른바 ‘현명한(W.I.S.E) 식단’을 차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닐슨컴퍼니의 소비자 패널자료를 입수해 전국 가정주부 3000명의 ‘글로벌 금융위기 3년, 장바구니 동향’을 분석한 결과 소비의 주요 키워드로 참살이(Wellbeing), 고물가(Inflation), 1~2인분(Single), 간편식(Easy) 등이 꼽혔다고 28일 밝혔다.
건강을 위한 참살이 식품의 급부상이 가장 눈에 띄었다. 홍초·흑초 등 건강식 식초음료의 판매량은 무려 112.2% 늘었고, 차음료 소비는 14.2% 늘었다. 무가당, 유기농 등 다양한 요구르트 제품 소비도 7.1% 증가했다.
고물가 기조도 식단을 변화시켰다. 지난해 가격이 폭등했던 돼지고기 소비는 1.8% 줄었다. 반면, 호주·미국산 수입 소고기의 증가로 소고기 소비는 8.1% 늘었고, 건강식품으로 뜨고 있는 오리고기는 24%나 상승했다.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해 먹는 가정도 늘었다. 대표적 조미료인 맛소금의 소비는 54.4% 늘었고 후추(11.8%), 참기름(9.3%)의 소비도 늘었다. 식기 세척에 필요한 고무장갑·행주 등 주방잡화(9.7%) 소비도 증가했다.
최근 ‘1인 가구’의 증가 트렌드와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가 접목되면서 ‘간편식’ 시장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즉석 밥·죽 등 간편식 소비는 56.3% 늘었고, 시리얼의 판매도 35.6% 증가했다. 냉동·냉장식품이 3.3% 늘어났고, 관련 식품의 1~2인 가구 소비는 12.0% 늘었다.
한편 주부들은 월 평균 장보기 비용으로 약 23만4369원을 쓰고 있으며, 장보기 1회당 평균 2만6041원을 월 9회에 걸쳐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 장바구니 지출 통계(22만1988원)에 비해서는 5.5% 늘어났다.
세대별로 30대, 40대 주부의 장바구니 지출은 -5.8%, -4.2%로 줄었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50대는 14.2%로 더 늘었다. 미혼 가구 또는 맞벌이 부부가 많은 20대의 장바구니는 -0.3%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주부들이 구입하는 물건으로는 농산물이 30.3%로 가장 많았고, 축산물 16.8%, 수산물 8.3%, 우유·요구르트(5.8%), 대용식(5.1%) 순이었다.
주부들이 장을 보기 위해 가장 많이 찾는 장소는 대형마트(40.4%)였으며, 뒤이어 전통시장 및 정육점 등 단품매장(25.7%), 동네 슈퍼(17.9%), 농·수·축협(6.1%), 기업형 슈퍼(4.2%), 인터넷 쇼핑몰(2.9%), 백화점(1.8%) 등으로 나타났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금융위기 이후 3년간 고물가현상과 생활패턴의 변화들이 국민들의 소비패턴까지 바꿨다”며 “변화된 소비패턴에 부응키 위한 소매기업들의 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