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채권단을 상대로 이행보증금과 손해배상금 등 3255억원의 반환소송을 청구했다.
현대그룹의 법률자문을 맡은 민병훈 변호사는 23일 서초동 법률사무소 공감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현대상선을 대표로 한 현대그룹은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이행보증금 2755억원, 일부 손해배상금 500억원 등 총 3255억원을 배상하라는 소장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박탈과 관련된 이행보증금 반환과 손해배상은 법원의 몫으로 돌아갔다.
민병훈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현대건설 인수과정에서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에 예금된 금액의 성격에 대해 법적분쟁이 일어났다”며 “채권단이 전문가들에 의해 충분히 평가해서 현대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허위사실에 의해 채권단이 우선협상자 자격을 박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채권단은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에 예치된 금액의 성격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현대차그룹이 주거래은행이자 채권단 소속이던 외환은행을 상대로 예금인출 등의 압박을 가한 이후부터 갑자기 입장을 선회했다는 것이 현대그룹의 주장이다.
민 변호사는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고 이행보증금까지 납부했으면 당연히 실사를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며 “하지만 채권단은 현대그룹의 실사요청을 무시하는 등 양해각서상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채권단의 이같은 행위는 배임적 이중매매행위”라고 강조했다.
현대그룹은 이와 함께 채권단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금액을 늘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민 변호사는 “법원의 법리적 판단이 필요하지만 현대그룹에서 자체 추정한 손해금액은 인수자금 조달을 위한 금융비용과 M&A(인수합병) 참여준비를 위한 컨설팅·인력비용 등을 합해 2000억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대그룹과 채권단이 법적 절차를 밟기 전에 이행보증금 반환 등의 합의를 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법원의 판결이나 조정 등 법적 테두리로 들어가는 것이 해당업무처리를 위해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소송의 원고는 현대상선이며, 피고는 현대증권을 제외한 외환은행, 한국정책금융공사, 우리은행, 농협,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한국씨티은행 등 채권단 소속 금융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