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매수세가 힘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결제원의 청약접수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수도권에 8686가구가 공급됐으나 청약건수는 절반 수준인 4777건을 기록했다. 수도권의 14개 단지 가운데 9곳에서 미분양이 속출했다.
인천 남구 학익동 삼익플라주는 20가구를 공급했는데 아무도 청약을 접수하지 않아서 청약률 0%를 기록했다. 경기도 안산 수암동 펠리체도 39가구를 공급했는데 2명만 청약을 신청했다. 한강신도시 모아 미래도엘가는 1058가구 모집에 55명만 청약 접수, 1003가구나 미달됐다.
인천도시개발공사가 공급한 인천시 송도 웰카운티 5단지(국민·민영) 1056가구에 56명만이 청약을 접수하면서 역시 1000가구나 주인을 찾지 못했다. 청약률은 5.3%였다.
부영주택이 경기 평택시 청북면 청북택지지구에 공급한 ‘평택청북 1·2구역 사랑으로 부영 공공임대’ 2165가구 가운데 180건의 청약이 접수되면서 8.3%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부천 약대 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부천 아이파크’ 1613가구 중 416가구를 일반분양했다. 이곳에 38명이 청약을 접수, 청약률은 9.1%였다.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신도시 A6-2구역 모아미래도는 552가구를 모집했는데 공급물량의 17.7%인 98건의 청약이 접수됐다. 현대건설이 공급한 인천검단 힐스테이트 6차 454가구에 청약건수는 123건으로 청약률은 27.1%로 저조했다.
반면 인기가 높았던 곳도 있다. 서울 구로구 천왕동 천왕 이펜하우스 2·5·6단지 공공분양이 바로 그 곳. 17가구 모집에 135건의 청약접수가 이뤄지면서 7.9대 1로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삼성물산이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7구역을 재개발한 아파트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가 466가구 공급에 1265건의 청약이 접수돼 2.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한편 지방시장에서도 여러 곳이 힘들어했다. 이를테면 국토개발이 공급한 경북 예천 유경센트레빌은 62가구에 아무도 접수하지 않았다. 대우건설의 당진2차 푸르지오 571가구 공급에 189건(청약률 33.1%)의 청약이 접수됐다.
G 공인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 시장에서 매수세가 사라져 가는 것 같다”며 “아파트를 사더라도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없어지고, 가격이 오르더라도 각종 세금 때문에 실질적인 이득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