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학 연구자인 김규선 선문대 교양대학 교수는 최근 발간된 학술지 '한민족문화연구' 제38집에 기고한 '새로 발굴된 추사 김정희 암행보고서'라는 논문에서 이 보고서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이 자료에 대해 "김정희가 41세 때인 1826년(순조 26) 2월20일 충청우도 암행어사에 임명된 직후 110여 일 동안 충청우도와 경기도 일부를 암행하며 해당 고을 수령의 공과를 적어 같은 해 6월25일 조정에 올린 친필 보고서"라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는 전 2책으로, 제1책은 16장(28쪽), 제2책은 11장(22면)이며 1쪽당 9행, 1행당 24자 분량으로 내용을 수록했다.
김 교수는 이 보고서는 조선왕조 공식 기록 중 하나인 '일성록'에는 내용 전반이 수록돼 있긴 하지만 일부 표현에 차이가 보이는가 하면 기술 순서도 약간 다르고, 특히 보고서 서문 격인 서계(書啓)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서 분석 결과 김정희가 암행 결과를 정리해 보고한 관리는 감사 1명, 목사 1명, 군수 9명, 판관 3명, 현령 1명, 현감 24명, 병사 1명, 수사 3명, 중군 2명, 영장 2명, 첨사 5명, 병우후 1명, 수우후 1명, 만호 1명, 찰방 4명 등 도합 59명으로 드러났다.
김 교수는 "보고서를 보면 선정을 펼친 관리에 대해서는 비교적 단순하고 명쾌한 짧은 문장을 구사한 반면, 문제가 많은 관리는 긴 문장으로 실례를 들어 구체적인 문제들을 적시했으니 암행어사로서 엄격한 감찰을 시행했음을 짐작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보고서는 두 가지 점에서 의의가 있다"면서 "하나는 추사가 암행어사로 임명된 시점을 그간 1826년 6월25일로 봤지만 이는 암행어사 활동 보고서를 제출한 시점으로, 정확히는 2월20일임을 알 수 있으며 다른 하나는 조정에 올리는 공식보고서에 나타난 추사체의 새로운 면모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조정 제출용 보고서인 까닭에 추사는 이에서 정자체인 해서체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