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가 ‘티핑 포인트’에 직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미국의 경기 침체 불안까지 겹쳐 전세계가 암울한 나락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CNN머니가 9일(현지시간) 분석했다.
티핑 포인트란 모든 것이 일시에 변화하는 시점을 의미한다.
주요 지역의 악재가 맞물려 경제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주요 정책 당국자를 비롯해 투자기관은 이미 티핑 포인트를 지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금융포럼(IFF) 기조연설에서 “선진국 경제, 특히 유럽과 미국 경제에 먹구름이 끼었다”면서 “일부 전문가들이 말하는 ‘잃어버린 시대’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조사기관 IHS글로벌인사이트의 나리만 베라베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라가르드 총재보다 더욱 비관적이다.
베라베시 이코노미스트는 “라가르드는 낙관적”이라면서 “우리는 잃어버린 10년으로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민간경제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는 지난 8일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수년 동안 잠재성장률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컨퍼런스보드는 내년 세계 경제가 3.2% 성장한 뒤 수년 동안 회복 국면을 보이다 2017년부터 2025년까지 2.7%로 3.0%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글로벌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던 중국과 인도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9일 지난 10월 산업생산이 전년 동월 대비 13.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13.4%는 물론 전월의 13.8%를 밑돈 것으로 1년래 최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는 전년보다 17.2% 증가해 전망치 17.6%에 미치지 못했다. 전월에는 17.7% 증가했다.
앞서 국가통계국이 1일 발표한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4로 2009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역시 금융위기를 겪은지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휘청거리고 있다.
실업률은 9%대를 넘나들고 있으며 위기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시장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이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지만 유럽 사태를 감안할 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칼 웨인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은행들이 유럽 쇼크를 견딜 수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는 언제든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티핑 포인트(the tipping point)
급격한 변화의 시점. 모든 것이 한꺼번에 변화하는 극적인 순간을 뜻한다. 예를 들어 99℃의 물이 100℃가 될 때 불과 1℃의 차이지만 물은 질적으로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