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중국의 원대한 화성 탐사 야망이 하루도 안돼 좌초 위기를 맞았다.
러시아가 9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쏘아 올린 화성 위성 탐사선 ‘포보스-그룬트’호가 정상 비행 괘도 진입에 실패했다고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이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포포프킨 러시아 연방 우주청장은 “탐사선이 자체 엔진이 작동하지 않아 화성으로 가는 비행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다”면서 “현재 탐사선은 지구 궤도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로켓 운반체와 탐사선이 분리한 이후 지구 중력권을 벗어나 화성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탐사선 자체 엔진이 점화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로켓 운반체인 ‘제니트-2SB’에 실려 이날 자정 무렵 발사된 포보스-그룬트는 로켓과 분리된 후 저지구궤도를 돌면서 자체 엔진을 가동시켜 화성으로 향하는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었다.
포포프킨 청장은 “현재 탐사선과의 교신은 유지되고 있다”면서 “아직 연료 탱크에 연료가 남아있기 때문에 비행 프로그램을 가동시켜 궤도 진입 시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궤도 진입 실패 원인으로 방향 조정 장치나 센서 고장 혹은 이들 장치를 작동시키는 프로그램 이상 등을 꼽고 있다.
궤도 진입에 실패한 포보스-그룬트에는 방사성 물질이 실려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 탐사선에 감마선을 발생시키는 코발트-57이 소량 실려 있다”면서 “이 물질의 반감기는 약 9개월”이라고 전했다.
한편 포보스-그룬트와 함께 발사된 중국 최초 화성탐사선 잉훠1호는 궤도 진입 성공 여부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