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근, 위대한, 더, 왕대박 등…, 요즘 유통가의 최대 화두는 ‘빅(크기)’이다. 10원전쟁 등 저가경쟁을 일삼던 유통가는 ‘싼’것과 함께 ‘경쟁사보다 1cm 더크다’며 소위 ‘크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6개월간의 사전 기획을 통해 선보인‘왕대박 메뉴’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홈플러스 전국 88개 점포에서 판매하고 있는 왕대박 메뉴는 갈비탕·짬뽕·돈까스 등 총 3종류로 하루 50그릇 한정 판매되는데 평일 점심때즈음 모두 소진된다. 일찍 나서지 않으면 아예 구경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
가양점 푸드코트 관계자는 “평일에는 쇼핑 후 요기를 하려는 전업주부와 인근 직장인들때문에 북적거리고 주말에는 가족단위 쇼핑객들 때문에 50그릇이 오후 1시이전에 다 팔린다”며 “평일에는 직장인이 많다보니 갈비탕이 많이 판매되고 주말에는 아이들이 많아 돈까스가 제일 먼저 동난다”고 말했다.
왕대박 갈비탕은 총 중량 1.5㎏에 500g 중량의 갈비를 사용했으며, 이는 기존 갈비(200g) 대비 양을 2배 이상으로 늘린 것이다. 왕대박 짬뽕은 총 중량 2㎏에 홍합(800g)을 기존 대비 4배 더 넣고, 왕대박 돈가스는 총 중량 500g으로 돈육 무게는 기존의 1.5배인 150g이다. 가격은 왕대박갈비탕이 9900원, 왕대박짬뽕은 6900원, 왕대박돈가스는 6900원으로 저렴하지만 양은 엄청나다.
친구와 함께 간단히 요기를 해결하기 위해 들른 이지연(28세·여)씨는 “갈비탕과 돈가스 2개를 주문했는데 한개를 시켜서 나눠먹어도 될 만큼 양이 많다”며 “푸짐하게 주니 맛도 좋다”고 말했다.
크기 전쟁은 작년 8월 이마트가 초저가 대형 피자를 출시하면서 들끓었다. 지름 45㎝ 크기에 1만1500원이라는 싼 값으로 출시된 이마트 피자는 당시 큰 호응을 얻으며 크기전쟁을 불러왔다. “이마트피자보다 1cm 더 크다”며 롯데마트가 이마트에 맞섰고 홈플러스도 지름 45.7㎝ 크기의 1만900~1만1500원짜리 초대형 ‘플러스 피자’를 내놓았다. 크기 경쟁은 편의점으로 무대를 옮겨와 GS리테일은 지름 25cm의 ‘위대한 버거’를 개당 5000원에 선보였고 올해 5월에는 홈플러스가 21cm의 초대형 버거인 ‘메가버거’를 출시해 맞불을 놓았다. 홈플러스는 ‘큰’크기에 열광하는 고객반응이 좋아 최근에는 왕대박 메뉴를 선보인데 이어 지름 18인치(45cm) 크기의 대형피자를 ‘더(The) 피자’라는 이름으로 1만900원에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같은 제품이라도 더 큰 크기에 끌리는 것은 당연한 고객의 마음인데 요즘같이 고물가시대에는 특히 큰 제품이 사랑을 받다보니 업계간 ‘크기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단순히 크기만 내세워서는 선점할 수 없고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의 3박자가 고루 갖춰져야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