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은 엇갈린다. 글로벌 은행으로 크기 위한 전초전이란 해석과 ‘제일은행’ 지우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공존한다.
◇소매채널사업부 신설, 변화의 시작= SC제일은행은 지난달 31일 소매채널사업부를 신설했다. 명칭은 별다를 게 없다. 하지만 오프라인 영업점과 온라인·모바일 채널을 통합 관리한다는 점에서 색다른 시도라는 평가다.
SC제일은행은 지난 5월 출시한 ‘직장인통장’을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홍보했다. 이 같이 다양한 경로를 확대해 은행권의 지점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힐 행장의 발언도 이와 맥이 닿았다. 힐 행장은 지난 1일 미국 맨해튼에서 뉴욕특파원들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4시간 영업체계를 도입하고 주말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점 수를 줄여서라도 온라인 홍보와 더불어 영업 통로를 다양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고객들은 정보기술 발전과 함께 빠르게 변하는데 한국 은행들은 제조업 지원 기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쓴소리도 덧붙였다.
SC제일은행 고위 관계자는 “소매채널사업부 신설과 24시간 영업체계 추진은 모두 영업방식을 다각화하겠다는 하나의 전략에서 추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24시간 영업체계를 위해 지점을 추가로 폐쇄하거나 탄력근무제를 도입할 경우 노사 갈등은 더욱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지난달 실시한 임원급 명예퇴직으로 제일은행 출신들은 대부분 회사를 떠나게 됐다. 사실상 경영진 중에 제일은행 출신은 모두 사라졌다. 직원들의 내부 동요가 더욱 커졌다는 뜻이다.
SC제일은행이 은행권 처음으로 실시한 임원급 명예퇴직에는 김진관 부행장, 김선주 부행장, 박홍태 부행장 등 제일은행 출신 부행장은 모두 신청했다.
특히 소매영업본부를 맡던 김선주 부행장이 은행의 소매부문 강화에서 배제된 것을 두고 내부에서는 “의도적으로 제일은행 출신을 내보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힐 행장이 임기 후반을 맞아 무리하게 많은 것을 추진하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 손발이 맞는 인재를 경영진에 앉혀 사업추진을 더욱 강하게 밀어붙이려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09년 12월에 취임한 힐 행장은 내년 12월에 임기를 마친다. 하지만 지난 임기 동안 성적표는 신통치 않다.
SC제일은행의 2010 회계연도 당기순이익은 3223억원으로 전년도 4326억원보다 25.49% 감소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24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그러나 하반기 파업으로 홍역을 앓은 데다 영업환경이 좋지 않아 이익이 크게 늘지 않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올해도 그룹에서 정해준 목표 실적을 채우지 못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