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 태국 홍수로 ‘더블 펀치’...日 경제 돌파구가 없다
中. 슈퍼 엔고 시대...주식회사 일본 ‘휘청’
下. 리더십 없는 일본, 정치도 불안
백약이 무효한 ‘슈퍼 엔고’에 주식회사 일본이 떨고 있다.
유럽과 미국 경제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면서 안전 자산으로 꼽히는 엔화의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고 있다.
엔화 강세는 일본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산업 공동화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동일본 대지진의 충격에서 겨우 빠져 나온 일본 경제에 최대 부담이다.
엔화 가치는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 여파로 달러에 대해 사상 최고치인 76.25엔을 기록한 후 사상 최고 행진을 계속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지난 3월과 8월4일 엔화 매도·달러 매입을 통한 시장 개입으로 엔고 저지에 나섰지만 엔고 기세를 꺾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달 31일 엔은 달러당 75.32엔까지 치솟으며 최고점을 또 경신했고,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하루 개입 규모로는 사상 최대인 10조엔을 풀어 환율 개입을 단행했다.
시장은 슈퍼 엔고가 정착될 것이라는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를 감안할 때 엔화의 추가적인 강세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5월의 2%에서 1.6%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에서 1.3%로 대폭 낮춰잡았다.
미국 상황도 마찬가지다. 경제 전문가의 61%는 유럽 재정위기가 내년에도 계속돼 미국 경제에까지 파급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USA투데이가 최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에서 대유럽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긴 하지만 미국의 대형 은행들이 상당량의 유럽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상관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디플레이션·엔고 대응의 악순환을 반복해온 일본 기업과 금융당국도 서서히 체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기업들은 환율 리스크를 피해 일본 생산을 포기하고 생산 거점과 원자재 조달처를 해외로 옮기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기업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내년 3월말 끝나는 2011 회계연도에 주요 기업의 경상이익이 전년보다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지난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경상이익이 두 자릿대 감소세를 보인 것은 금융위기 촉발 직후인 2008년도 이후 처음이다.
전기와 철강 등 주요 기업에서 실적 전망 하향이 잇따르면서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올 하반기(2011년10월~2012년3월) 경상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나타났다.
엔고를 이유로 무라타제작소가 올해 세전이익 전망치를 기존의 890억엔에서 620억엔으로 하향한 것을 비롯해 고마쓰·스미토모화학·신일본제철·닛폰유센 등 폭넓은 업종에서 실적 하향이 잇따르고 있다.
신문은 올들어 지금까지 기업들의 실적 전망 하향 규모는 당초 예상 대비 1조엔을 넘어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