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맞아 월지급식펀드가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최근 유럽발 글로벌 금융위기 재부각 등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원금손실을 보는 펀드가 속출하고 있다.
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 초부터 지난달 말까지 주식형 월지급식펀드 평균 수익률은 -9.68%를 기록했다. 주식혼합형은 같은 기간 평균 -1.54%를 나타냈고 채권혼합형도 -1.15%를 기록해 월지급식펀드 대부분이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절대수익추구형과 해외채권형이 각각 3.53%와 1.83% 수익을 내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다.
월지급식 펀드는 원금+월수익이라는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목돈을 가지고 있지만 매달 생활비가 필요한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올해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하는 펀드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원금에서 월지급금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원금 손실이 불가피해진 것.일부 투자자들은 월지급식펀드가 원금이 보장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 원금손실 시 불완전판매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설정된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과 1개월 이상 운용한 월지급식 펀드 29개중 17개가 마이너스 수익(설정후)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증시가 가장 크게 요동쳤던 3개월간 수익률을 살펴 봤을때 전체 31개 펀드(설정일이 3개월 미만 6개 펀드 제외) 중 9개만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중 국내주식형 월지급식펀드인 ‘칸서스뫼비우스블루칩1’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13.74%로 최하위를 나타냈다. 다음으로 해외채권형인 ‘피델리티월지급식아시아하이일드자’펀드가 -8.93%, 주식형인 ‘칸서스뫼비우스200인덱스 1’펀드가 -8.91%를 기록했다.
이 같은 저조한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올해 월지급식펀드는 폭발적 성장세를 나타냈다. 올해 월지급식펀드는 지난달 말까지 6372억원 순유입됐으며 지난해 582억원이 순유입된 것과 비교하면 약 11배 정도 급증했다. 현재 월지급식펀드 순자산은 7991억원이다.
이 같은 성장세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월지급식펀드 모집에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원금손실이 날 수 있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월지급식펀드의 초반 수익률이 저조할 경우 원금 손실이 계속 일어날 수 있어 향후 수익률이 회복되더라도 원금회복을 하긴 쉽지 않다고 조언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월지급식 펀드 수익률은 원금을 기준으로하지 않고 매달 이자를 제외한 잔액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일정 금액으로 매달 지급받을 경우 원금손실이 커질 수 있다”며 “목돈을 가지고 매달 안정적으로 생활비가 필요한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고 말했다. 정기예금이나 연금 같은 상품으로 혼돈할 경우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월지급식펀드는 월지급금을 많이 설정할 경우 원금손실이 그 만큼 커지기 때문에 생활비가 매달 필요한 투자자가 최소한의 원금손실을 막고 매달 일정한 생활비를 받을 필요성이 있을 때 가입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