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발행하는 채권을 계속 매입할 뜻을 밝혔다.
나카오 다케히코 재무관 등 일본 정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일본을 방문한 클라우스 레글링 EFSF 최고경영자(CEO)에게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레글링 CEO는 이날 회담에서 EFSF의 확충과 관련해 일본의 투자를 요구했고, 일본 측은 이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본 정부는 채권 매입 규모 확대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일본 재무성 고위 관계자는 레글링 CEO와의 회담 후 “EFSF 채권은 계속 매입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20%인 EFSF 채권 매입 비율을 높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로화 기준 외환준비고 외에 EFSF 채권의 금리 수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의 EFSF 채권 매입 비율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은 또 EFSF가 유로존 국채 매입과 유럽 은행의 자본 확충을 위해 설립하는 특수목적회사(SPV)에 대한 자금 협력에 대해서는 아무런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EFSF 채권을 계속 매입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정작 핵심인 EFSF 채권 매입 규모 확대에 대해서는 애매한 입장을 취해 유럽의 애를 태우는 모습이다.
그러나 중국 측에서 아무런 확답을 얻지 못한 데 비하면 양호한 편이라는 지적이다.
레글링 CEO는 앞서 중국을 방문해 투자를 요구했지만 중국은 선문답으로 대신했다.
중국은 주광야오 재정부 부부장을 통해 “EFSF 확충안이 명확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투자에 관한 결정은 기술적인 문제를 확실히 논의한 후 내려야 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앞서 중국은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