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고차 가격보장…업계파장 이어진다

입력 2011-11-01 09:42 수정 2011-11-0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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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급 매물가격 동반 상승 우려, 잔존가치 상승으로 금융권 할부전략도 변화

현대차가 자사 중고차의 가격보장 서비스를 총 10개 차종으로 확대하고 보장범위도 넓히겠다고 밝히면서 중고차시장과 금융권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 부쩍 제품경쟁력이 높아진 현대차는 지난달 31일 품질과 내구성을 앞세워 보다 많은 고객에게 중고차 가격보장에 따른 경제적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11월부터 2012년 10월 말까지 1년 동안 ‘중고차 가격 보장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새 전략은 현대차를 재구매하는 조건으로 고객이 기존에 보유한 중고차의 가치를 높게 책정해 사들이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으로 인해 중고차시장의 동급 매물 가격상승 우려도 이어진다.

중고차 시장에서 현행 감가상각률은 차종별 그리고 사고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대부분 새차를 구입한 뒤 3년이 지나면 신차 가격의 50%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인기차종의 경우 55% 안팎에 가격이 책정된다.

반면 현대차가 1년된 중고차의 가격을 75%, 3년된 차의 중고차 보장율을 62% 수준으로 책정하면서 전체 중고차 가격의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고 중형차는 현대기아차와 르노삼성, 한국GM의 동급 모델들이 일정한 비율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하고 “현대차가 향후 중고차 가격을 보장하게 되면 비슷한 등급의 르노삼성과 한국GM 매물의 가격도 동반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일정한 가격대를 형성하던 중고차 시장에서 특정 모델의 가격이 올라가면 동급 다른 매물의 가격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나아가 금융권을 통한 신차 할부 제도 역시 변화를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신차 할부의 경우 3년 뒤 중고차 가치를 미리 산정하고 해당기간 동안 감가 상각률을 나눠 내는 방식이 인기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차의 경우 3년을 보유한다고 가정하면 그 3년 동안의 감가상각비용만 36개월 동안 나눠내는 방식이다. 이른바 유예할부 프로그램이다. 대부분 리스사에서는 이를 위해 3년 뒤 50% 가격을 보장하고 3년 동안 차 가격의 50%를 나눠내는 프로그램을 실시해오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가 3년뒤 62% 가격을 인정한다면 금융권의 할부 또는 리스는 3년 동안 38%의 가격을 나눠내는 방식으로 변형될 가능성이 높다. 자연스레 리스사의 수익률과 이자율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SK엔카 임민경 팀장은 “현대차의 중고차 보장범위 확대는 ‘신차 재구매’라는 조건이 달려있어 중고차 보장에서 생기는 리스크를 신차 판매로 상쇄한다는 전략이 담겨있다”고 말하고 “ 당장에 큰 가격 변화보다 중고차시장의 점진적인 변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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