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가족경영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지난 10년간 시장을 앞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크레디트 스위스 이머징 마켓 리서치 인스티튜트(Credit Suisse Emerging Markets Research Institute)가 31일 발표한 ‘2011년 아시아 가족경영기업 보고서(2011 Asian Family Businesses Report)’에 따르면 한국의 가족경영기업은 총 수익률로 보았을 때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코스피 18.5% 대비 24.8%의 연평균복합성장률(CAGR)을 달성했다. CS는 한국 시가총액의 10.3%를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이같은 결과를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또 가족경영기업은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기술 부문에 대한 노출로 현저한 수익 변동성을 겪으면서도 지난 10년 동안 시장 평균 이상의 자기자본이익률(ROE)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아시아 전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00년에서 2010년까지 가족경영기업은 10개 국 중 7개 국에서 각국 벤치마크 수익률을 뛰어넘어 총 누적 수익률 261%, 연평균 복합 성장률 13.7%를 달성했다. 중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한국에서 가족경영기업의 국내 벤치마크 수익률 대비 총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나네트 헤클러-페이더브(Nannette Hechler-Fayd’herbe) 크레디트 스위스 프라이빗 뱅킹 및 자산운용 부문 글로벌 금융시장 리서치 총괄은 이에 대해 “우리는 가족 소유권이 기업에 중요한 안정성과, 소유권 및 경영 구조의 지속성을 제공해 장기적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장기 투자 전략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 성과를 거의 강조하지 않는다고 본다”며 “지나치게 단기적인 관점은 브랜드 확립, 연구 개발, 인적 자본 개발, 기타 무형 투자에 대한 전략적 투자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시아 10개 국에서 가족경영기업은 전체 상장사의 약 50%였다. 국가별 분포는 인도가 전체 상장사의 67%로 가장 높았고 중국은 국영 기업 위주의 경제 구조 때문에 13%로 가장 낮았다.
가족경영기업은 전체 시가총액의 3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들의 시가총액은 2000년부터 2010년 사이에 약 6배 증가했다. CS는 이를 “초기 단계에 있는 가족경영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성장 기회를 모색하려는 기업가적 추진력과 1997년~1998년의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자본시장의 급격한 성장이 부분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진단했다.
보고서는 가족경영기업을 ‘가족의 일원이 회사의 현금 흐름에 대한 권리의 최소 20% 이상을 직·간접 보유하고 가족이 경영하는 기업’으로 정의하고 아시아 10개국에 상장된 3568개 가족경영기업을 조사했다. 이천기 CS 한국 대표는 “이번 보고서는 크레디트 스위스가 현재 글로벌 가족경영기업에 대해 진행하고 있는 연구와 연계된 가장 최근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