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제주도 인근에서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조종사의 시신은 찾았지만, 여러 정황을 확인할 수 있는 블랙박스는 아직까지 오리무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사고를 완전히 해결하는 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해양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는 현재 추락 원인이 화물칸에서 발생한 화재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원인은 블랙박스를 회수해 분석해봐야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사조위는 블랙박스 수색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당초 사조위는 추락 지점이 수심 80m 정도로 비교적 얕은 편이라 블랙박스 회수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블랙박스가 해저 뻘에 묻혀있어 음파 신호 자체가 미약, 수색에 난항을 겪었다.
이에 따라 사조위는 대신에 소나와 무인 원격조정 심해잠수정을 갖춘 조사선을 투입해 블랙박스 수색에 나섰다. 하지만 수색 범위가 광범위하고 해저뻘로 인해 수질이 탁해 좀처럼 작업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사조위는 9월 중순에는 민간 해저구조물 인양 업체인 KT서브마린과 계약을 맺고 특수 그물이 달린 쌍끌이를 이용해 작업해왔으나 블랙박스 발견에는 결국 실패했다. 결국 사조위는 오는 31일자로 블랙박스 수색 작업을 일단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블랙박스 발견은 내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0일 오전 인양된 잔해들은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화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정밀 분석하고 있으나 사고의 정확한 개요와 원인은 블랙박스를 찾기 전에는 파악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