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상장사들의 ‘올빼미 공시’ 행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빼미 공시는 오후 3시 주식시장 마감 이후 나오는 공시로 대부분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주는 일이 많다.
한국거래소측은 악재성 올빼미 공시 방지를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거래가 한산하고 투자자들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시간외거래를 틈탄 악재성 공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미약하다는 지적이다.
악화된 실적 공시가 대표적인 올빼미 공시 사례다.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현대중공업은 지난 27일 3분기 53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 감소한 수준이다. 매출액은 11.3% 증가한 5조9069억원, 순이익은 30% 줄어든 432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3분기 영업적자로 돌아선 주성엔지니어링 역시 지난 25일 올빼미 공시를 통해 3분기 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기인 2분기에는 4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포스코아이씨티, 현대산업개발, 웅진홀딩스 등이 채무보증 공시를 장 마감 이후 냈다.
포스코ICT과 현대산업개발은 자기자본대비 각각 6.1%, 3.1%에 달하는 153억2000만원, 749억원 규모의 타인 또는 계열사의 채무보증을 공시했다. 이밖에 웅진홀딩스는 자기자본대비 34.52%에 달하는 1200억원 규모의 계열사 극동건설에 대한 채무보증 결정 내용을 장 마감 이후 공시했다.
이밖에 동원수산과 리켐이 자기주식 처분 결정 공시를, 서울상호저축은행은 횡령.배임 발생 관련 공시를 올빼미 공시로 처리했다.
금융감독원은 2006년 늑장 공시의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공시서류 제출시한을 오후 9시에서 오후 7시로 앞당기고 토요일 오전 9시~오후 2시 이뤄지던 주말 공시를 폐지했다. 하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한 상황으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증시 관계자는 “장 마감 이후 악재성 공시 차단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제하고“현재는 투자자입장에서 주시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해결책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