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권이 부실 대출 폭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은행들이 경기둔화에 따른 부실대출 증가에 대처하기 위한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3위 은행 뱅크오브차이나(BoC)는 이날 지난 3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9% 늘어난 297억9000만위안(약 5조31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상반기 순익 증가율은 28%였다.
4위 농업은행의 3분기 순익은 전년보다 40% 증가한 340억9000만위안에 달했으나 증가폭은 상반기의 45%에서 축소됐다.
순익 증가세가 주춤하게 된 것은 은행들이 부실대출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BoC는 39억5000만위안의 자금을 대손충당금으로 책정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농업은행의 대손충담금도 전년보다 6% 증가한 137억4000만위안을 기록했다.
이들 은행의 부실대출 비율이 개선됐지만 추가 악화 우려가 크다고 신문은 전했다.
BoC는 지난달 말 기준 부실대출 비율이 지난해의 1.10%에서 0.99%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농업은행의 부실대출 비율은 2.03%에서 1.60%로 낮아졌다.
최근 은행권의 행보는 내부적으로 경기둔화에 따른 부실화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보컴인터내셔널의 완리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시장의 냉각과 중소기업 경영난 등으로 중국 은행들의 부실대출 비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며 “지방정부 산하 공기업들에 대한 대출도 부실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호주 맥커리그룹은 중국 은행권의 부실대출 비율이 올해 1.06%에서 오는 2013년에 1.64%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도 중국 은행들의 부실화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상태다.
BoC는 올 들어 홍콩증시에서 주가가 30% 이상 하락했고 농업은행도 약 15%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