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인 여성을 상대로 성매매를 한 파렴치한 남성이 불구속 입건됐다.
서울시내 한 성매매 집결지에서 일하던 송모(29.여)씨는 올해 초 배가 점점 불러오는 것을 알게 됐다.
뱃속의 아기가 하루가 다르게 자라자 올해 6월 집결지를 나와 여관을 떠도는 생활을 시작했지만 생활비와 여관비를 마련할 방도는 없었다.
낙태를 요구한 남자친구와는 이미 헤어진데다가 조부모 손에서 자라다 19살 때 가출해 유흥업소와 티켓다방 등에서 일해 온 그에게는 마땅한 일자리도 없었다.
송씨는 인터넷 채팅으로 남자들을 만나 `술을 사 달라'며 여관으로 불러들이기 시작했고, 8월부터 최근까지 박모(47)씨 등 10명을 상대로 성매매를 했다.
이미 송씨가 임신 6~8개월이라는 사실이 눈으로 보이는 상황이었지만 이 남성들은 송씨의 여관비와 술값을 대신 내 주고 그와 성관계를 가졌다. 돈이 부족했던 송씨는 남성들이 몸을 씻는 사이 지갑에도 손을 댔다.
종로구와 강북구 일대 여관 5곳을 전전하던 송씨의 생활이 끝난 것은 임신 9개월째 되던 이달 중순.
채팅으로 만난 한 남성에게 임신 사실을 털어놓았지만, 그의 지갑에서 현금 25만원을 몰래 꺼내간 것이 들통나 결국 송씨는 상습절도 혐의로 이달 12일 검거됐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송씨를 구속하는 한편 성매수 남성 10명도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임신 사실을 몰랐다며 하나같이 부인했다"며 "송씨와 접촉한 성매수 남성이 5명 가량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