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오션을 찾아서]커피전문점, 매장을 벗어나다

입력 2011-10-1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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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 커피 돌풍

▲스타벅스가 9월 출시한 '비아커피'는 한계에 근접한 커피전문점에 새로운 사업 모델을 제시한 대표적인 예다. 사진은 지난 9월 열린 스타벅스 비아커피 출시 기념행사.
도심 속 건물 1층을 장악하다시피 한 전국 커피전문점은 약 9500개. 카페베네는 매장 수 683개로 스타벅스를 일찌감치 제치고 커피전문점 매장 수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엔제리너스커피 496개, 스타벅스 375개, 할리스커피 358개, 파스쿠찌 170여개 등 매장 확충 경쟁은 가히 춘추 삼국시대의 열기보다도 뜨겁다.

최근엔 사무실 밀집지역을 벗어나 주택가까지 커피전문점들이 파고 들어가면서 커피상권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늘어나는 매장과 동시에 폐점율도 높아 커피전문점의 매장 늘리기의 약발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 말이다.

커피전문점들이 할인점이나 수퍼에서나 판매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인스턴트 커피 판매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커피전문점의 매장을 넘어 커피 자체에 대한 충성 고객이 늘고 있어‘커피’자체로 승부를 걸어볼 만한 것이다. RTD(Ready To Drink·바로 먹을 수 있는 음료) 제품에 대한 매출도 크게 상승하고 있어 그동안 난공불락이라고 여겨졌던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 커피전문점들이 외도를 시작한 것이다.

현재 국내 커피 시장(3조2000억원) 가운데 인스턴트 커피 매출은 40%인 1조2800억원에 달한다. 커피전문점 1조원, 커피음료 7000억원, 커피기계·원두 2000억원선으로 인스턴트 커피 1강 속 다른 부문들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연 30% 이상 성장하고 있는 커피전문점이지만 여전히 우위는 지난해 1조2800억원 규모로 연 10% 성장하고 있는 인스턴트커피다. 인스턴트커피 시장을 누가 공략하는가에 따라서 커피전문점의 미래도 결정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큰 시장이다.

▲할리스 삼각커피백
AC닐슨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인스턴트 커피 시장은 동서식품이 시장점유율 77.1%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뒤이어 남양유업과 한국네슬레가 서로 경쟁하는 형국이다. 아직 인스턴트 커피 시장 상위권은 믹스커피로 불리는 설탕, 크림 등이 섞인 제품이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커피 전문점들은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있다. 커피 전문점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매장에서 마시던 커피를 가정이나 회사에서 먹고 싶다는 요구가 점차 늘고 있어 커피전문점들의 매장 이탈 현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 9월 16일 스타벅스가 출시한 비아 커피는 인스턴트커피의 커피전문점에서 성공을 점칠 수 있는 카드다. 출시 2주만에 하루 6000팩 이상 팔리는 기염을 토하더니 최근에는 하루 만팩 이상 팔려나가며 커피업계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비아는 동시 출시한 아시아 지역에서도 현재 최고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스타벅스는 현재 미국 커피믹스 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비아커피를 국내 시장에서 선두적인 위치에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진롱왕 스타벅스 아시아퍼시픽 사장은 “한국은 인스턴트커피를 한 사람이 하루 한 잔 이상 마시며 지난해 1조2800억원, 약 13억달러어치가 팔린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며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스타벅스에 앞서 지난달 18일 파스쿠찌는 100% 아라비카 원두로 만든 스틱형 인스턴트 커피 2종(카페 인스턴트 커피·디카페인 인스턴트 커피)을 출시했다. 이 커피 역시 원두 커피 진액을 분말 형태로 만들어 드립 커피의 맛을 살린 제품이다.

파스쿠찌의 인스턴트 커피는 매장 테스트 분량을 전부 소진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달 중순 부터 점포별로 매달 공급돼 테스트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파스쿠찌 관계자는 “밖에서 파스쿠찌를 경험하기 위한 고객들을 위해 인스턴트 커피를 준비하고 있다”며 “테스트 결과에 따라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말커피 뿐만 아니라 티백 형태의 커피도 커피전문점에서 매출 효자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중이다. 탐앤탐스는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등의 원두를 사용한‘오리지널 블렌디드’ 티백 커피를 판매 중이다. 탐앤탐스는 매장에서 매출이 증가하자 롯데백화점 본점, 코스트코 7개 매장, CJ오쇼핑 등으로 판로를 확장하고 있다.

던킨도너츠는 티백 형태의‘핸드드립 커피 3종’(콜롬비아·코스타리카·수마트라)을 2010년 2월부터 판매 중이다. 무실 또는 야외에서도 간편하게 물만 부어 커피전문점에서 맛보던 커피의 풍미와 맛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의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기획한 제품이다. 현재까지 누적 매출 20억을 기록할 정도로 매니아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할리스는 지난해 2월 티백형 제품인 삼각 커피백을 출시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할리스커피의 삼각 커피백의 판매율은 2010년 2월 출시 당시에 비해 올 8월 기준, 4배에 달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8월 기준 전년동기대비 20% 판매가 증가해 매장을 벗어나 집이나 사무실에서 원두커피의 맛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났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혜승 할리스커피 마케팅팀 과장은 “할리스커피는 삼각 커피백과 같은 원두 커피백 외에 다양한 원두의 맛을 고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제품 연구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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