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 음반을 제작한 영국의 EMI 매각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금융시장 변동성에 EMI를 소유한 씨티그룹은 높은 인수가가 나오지 않을 경우 이번 매각을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향후 2주 안에 EMI를 통째로 팔지, 2개 부문으로 분사할지, 매각을 보류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MI 입찰 참가자들 대부분은 씨티그룹이 EMI를 계속 보유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입찰자는 “씨티그룹의 EMI 매각 포기 검토는 가식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최저 30~40억달러(약 4조6240억원) 수준에서 EMI를 매각하는 2차 협상이 시작됐다”면서 “신용경색으로 더 높은 인수가가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씨티그룹은 이에 대한 언급을 거절했다.
씨티그룹와 EMI 경영진은 EMI 분사에 따른 추징세 및 다른 비용을 물지 않기 위해 회사 전체 매각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까지 EMI 전체를 낮은 가격에 인수하려는 기업 1곳에 불과하며 저작권 사업 부문인 EMI 뮤직퍼블리싱은 2곳, 음반사업 부문인 EMI 뮤직은 최소 3곳인 것으로 나타냈다.
인수 제안가는 EMI 뮤직퍼블리싱은 17억~25억달러, EMI 뮤직은 10억~13억달러 수준이다.
EMI 뮤직퍼블리싱 인수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세계적인 사모펀드인 콜버그 크라비츠 로버츠(KKR)와 베텔스만과의 합작벤처인 BMG이 거론되고 있다.
EMI 뮤직은 올해 초 경쟁사 워너뮤직을 인수한 액세스인더스트리스와 투자가인 로널드 페렐만의 투자그룹 맥앤드루스앤포브스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씨티그룹은 지난 2월 영국 사모투자펀드(PEF) 테라퍼마로부터 EMI를 인수했다.
세계 4대 음반회사로 꼽히는 EMI는 지난 2007년 테라퍼마에 42억파운드(약 7조6190억원)에 팔렸지만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음반시장이 침체되자 주요 채권자인 씨티그룹으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