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8년 구옥희(55)를 시작으로 박세리(34·KDB산업금융그룹), 신지애(23·미래에셋) 거쳐 최나연에 이르기까지 태극낭자들이 멀고도 험했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100승 신화를 이뤄냈다.
지난 1988년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대회에서 구옥희가 한국 여자골프 사상 첫 LPGA투어 우승을 만들어 낸지 23년만에 최나연이 사임 다비 대회에서 승전보를 울리며 LPGA 100승 타이틀을 완성시켰다.
1994년과 1995년 11월 일본에서 열린 LPGA 투어 도레이 재팬퀸스컵(미즈노 클래식의 전신)에서 고우순(47)이 2년 연속 우승하면서 태극낭자들의 미국진출을 위한 발판을 다져나가기 시작했다.
한국여자골프를 전세계에 알리게 된 결정적 역할을 한 선수는 박세리다. 1998년 박세리가 4승을 거두며 혜성같이 등장해 당시 IMF로 고난을 겪고 있던 국민들에게 희망과 전설의 아이콘이 됐다. 2000년 김미현이 세이프웨이 클래식에서 장정과 접전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06, 2009, 2010년에는 시즌 10승을 넘어서는 등 폭풍같은 기세를 몰아치며 한국골프여제들의 존재감을 전세계에 알렸다.
이후 2007년 네명의 선수만이 우승하는 등 한국여자골프가 주춤하는 듯 했지만 돌풍의 주역 신지애의 등장으로 다시 활약을 펼쳤다. 신지애는 LPGA 정규 멤버로 데뷔하기 전이었던 2008년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제패하며 이어 3승을 달성, 파란을 불러 일으켰다.
2010년에는 신지애와 같은 시기에 골프를 시작한 최나연이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거머쥐며 한국선수들이 2년 연속 LPGA 투어 최정상에 서는 활약을 펼쳤다.
이처럼 한국선수들의 벽이 높아지자 LPGA투어에서 영어의무화 등의 규정을 마련하기도 등의 견제태세 움직임도 있었다. 하지만 태극낭자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세계랭킹 1위의 청야니(대만),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등이 100승 달성을 견제하고 나서면서 아홉수의 고리를 쉽사리 끊지 못했지만 마침내 최나연이 안방무대에서 100승 신화의 타이틀을 완성키시면서 한국여자골프 선수들은 또 다른 시작을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