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메가뱅크 달성 위해 해외銀 적극 인수 추진

입력 2011-10-09 17:24 수정 2011-10-0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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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고 활용·토빈세 발언 “진위 왜곡” 해명…산은지주 HSBC 한국법인 인수 나서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이 ‘메가뱅크(초대형은행)’ 전략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강 회장은 9일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인수합병(M&A)에 나설 방침”이라며 “세계 경제가 어려운 만큼 매물로 나올 해외은행을 두루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함께 인수 경쟁에 나선 은행이 있어 어떤 은행인지 얘기하기 어렵다”며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 매물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미국을 다녀오는 길에 골드만삭스 관계자로부터 투자할 곳이 없다는 하소연을 들었다”며 “산업은행의 기업공개(IPO) 전제 하에 골드만삭스로부터 투자 약속을 얻어냈다”고 말했다.

외환보유고 활용과 금융거래세(토빈세) 도입 등 강 회장의 최근 발언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내 말의 진위가 왜곡됐다”고 해명했다.

강 회장은 “본인의 주장은 외환보유고 3000억달러를 풀어 저금리로 은행에 빌려달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500억달러 정도만 한국은행이 시중 은행에 커미티드라인(마이너스통장 성격의 단기 외화 차입)으로 달라는 것이 발언의 진위”라고 말했다.

그는 “라인을 설정하면 은행이 해외에서 돈을 빌릴 때 유리하다”며 “커미티드라인은 은행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장치”라고 덧붙였다.

토빈세 도입에 대해서는 “2009년부터 강력하게 주장했고, 지난해 4월 비상경제대책회의서도 적극적으로 말한 것”이라며 “토빈세는 감세 정책의 재원 보충 수단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외화유동성 대처 방안에 대해서는 “시중 은행이 외화 차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단기 자금이 모두 롤오버(만기연장)된다는 전제 하에 연말까지 20억달러의 추가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강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는 2008년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태”라며 “지금의 금융위기는 세계 경제 질서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바뀌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 회장이 해외은행 인수 의사를 밝힌 가운데 산은금융지주가 홍콩상하이은행(HSBC) 한국법인을 인수하기 위해 나섰다.

산은지주는 지난달 말 HSBC에 서울지점 인수 의사를 밝혔으며, 이달 초 이후 양사 고위 임원간 접촉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HSBC 한국법인은 1897년 인천 제물포 사무소를 열면서 한국에 들어왔고, 1982년 부산지점 개설을 통해 본격적인 한국 내 영업을 시작했다. 현재 서울, 경기, 대전, 대구, 부산에 11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산은지주가 연말 안에 HSBC 서울지점을 인수할 경우 60개이던 지점망은 71개로 급증한다. HSBC가 30년간 국내 영업을 통해 다져온 소매금융 기법과 양질의 고객군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산은지주의 HSBC 한국법인 인수 추진은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의 ‘메가뱅크’ 전략 달성의 대외적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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