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은 엘렌 존슨 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72), 라이베리아의 평화운동가 레이마 보위(39), 예멘의 인권운동가 겸 기자인 타와쿨 카르만(32) 등 여성 3명이 받게 됐다.
노벨위원회는 7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이들 3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은 여성들의 안전 추구에 헌신하며 평화 구축 활동 참여를 위한 비폭력적인 투쟁에 앞장섰다”고 수상자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노벨위원회는 또 “모든 여성들이 남성과 동등한 기회를 갖지 못한다면 우리는 민주주의와 세계의 지속적인 평화를 얻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엘렌 존슨 설리프 대통령은 라이베리아의 32대 대통령으로 2005년 11월 아프리카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됐고 2006년 취임했다.
라이베리아에서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설리프 대통령은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비슷한 인생을 살아왔다. 그녀는 2번의 투옥과 해외 망명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라이베리아의 민주화를 위해 싸워온 민주투사 출신이다.
설리프 대통령은 오는 11일 열릴 라이베리아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으며,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이 재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레이마 보위는 라이베리아의 평화 운동가로 라이베리아 내전을 종결시킨 주역이다. 기독교와 이슬람교 여성 신도들을 하나로 모은 그녀는 여성 추종자와 함께 침묵시위와 기도를 통해 독재자 찰스 테일러로 하여금 평화조약 조인을 이끌어 냈다.
보위는 설리프 대통령이 아프리카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타와쿨 카르만은 예멘의 인권운동가이자 이슬람 정당 ‘이슬라’ 소속 당원 겸 여성 언론인이다. 그녀는 2005년 비정부기구인 ‘자유 여성 언론인’을 결성한 후 인권과 민주주의 신장을 위해 매진해왔다.
그녀는 예멘의 독재자였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2007년 5월부터 예멘 수도 사나에서 비폭력 시위를 이끌었다. 특히 올해 1월과 3월에는 경찰에 체포됐다가 석방됐다.
외신들은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모두 여성이라는 점과 개발도상국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여성 수상자가 3명이나 나온 것은 여성 인권의 성장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노벨평화상은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가 수상했으며, 2009년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노벨상 창설자인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사망일인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리며 상금 1000만 스웨덴 크로네(한화 약 17억3000만원)는 3명이 나눠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