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씨는 자택 인근의 유명 헬스클럽 이용권을 할인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 12개월치를 카드 할부로 결제했다. 하지만 이 헬스클럽은 한 달도 못 돼 문을 닫고 말았다.
#2. B씨는 한 콘도로부터 무료 회원 가입 권유를 받았다. 카드 결제로 가입비를 내면 이를 콘도에서 계좌이체로 12개월에 나눠서 되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손해볼 게 없는 장사라는 생각에 B씨는 콘도 회원으로 가입했지만 이 콘도도 몇 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A씨와 B씨의 사례 모두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사고다.
A씨의 경우는 보상이 가능하다. 헬스클럽이 아니라 카드사에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할부거래법 12조에는 할부항변권에 대한 내용이 있다. 20만원 이상의 할부거래한 대금을 3회 이상 분할 납부하기로 했는데 당초 약정한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했다면 카드사에 할부항변권을 행사해 남은 할부금을 갚지 않을 수 있다.
만약 A씨가 일시불로 헬스클럽 이용권을 결제했다면 당연히 할부항변권을 행사할 수 없다. 유일한 보상책을 헬스클럽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 뿐이다.
이처럼 카드 할부 거래는 장기간의 서비스나 용역 거래에 있어서 리스크를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
B씨의 사례는 의견이 엇갈린다. B씨의 사례는 실제로 현재 법원에서 카드사와 고객들이 법리를 다투고 있는 사안이다.
일단 일시불로 결제하면 할부 계약이 아니므로 항변권을 행사할 수 없다.
할부로 결제한 경우라도 100% 보상은 어렵다. B씨의 카드 결제는 정상적인 신용 거래가 아니기 때문이다. B씨는 당장 현금 확보가 필요한 콘도 회사의 카드깡을 도와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A씨와 B씨처럼 계약 자체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소비자가 일정 기간 내에 할부 계약을 취소할 수도 있다.
할부 철회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간은 할부 구입 후 7일 이내이다. 항변권과 마찬가지로 결제액이 20만원 이상이어야 하고 3회 이상 분할 납부하기로 한 계약에만 적용된다.
물론 가맹점과 소비자가 모두 동의한다면 기간에 상관없이 할부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다만 이런 경우에는 할부 수수료를 카드사에 지급해야 한다. 또 일부 할부 계약은 가맹점이 중도 해지시 위약금을 물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특히 장기 할부는 신중하게 결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