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러시아 대통령에 복귀할 전망이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전당대회에 참석해 내년 대선에 푸틴 총리가 입후보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자신은 대선 이후 내각에서 실질적 역할을 맡을 준비가 돼 있다고 연설했다.
푸틴 총리도 전당대회 연설을 통해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이미 오래 전에 누가 어떤 직책을 맡을지에 대해 합의했었다고 밝혔다.
언론들은 이로써 푸틴 총리의 내년 3월 러시아 대통령 선거 입후보가 사실상 확정됐다며, 러시아의 독재체제가 수 년은 계속되는 것은 물론 서방국과의 관계가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지난 수개월간 내년 3월 대선에서 푸틴과 메드베데프 둘 중 한 명이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은 끊이지 않았다.
정치 전문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당 대회에서 총리직과 대통령직을 맞바꾸기로 합의한 것은 푸틴의 연출에 의한 것이라고 관측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당 대회에서 “푸틴을 러시아 대통령 후보로 지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고, 이어 연단에 선 푸틴 총리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며 “자신이 대통령에 선출되면 메드베데프는 총리로서 젊고 열정적인 새 정권의 수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WSJ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차기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에 마침표를 찍었지만 참석자들에게는 사실상 퇴임 연설처럼 들렸다고 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개혁 정책을 내세워 러시아의 악명높은 재판제도를 개선하고 부정부패를 근절하는데 총력을 기울이도록 호소했다. 또 석유 등 천연자원의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기술 혁신에 기반한 경제로의 이행을 촉구했다.
그러나 메드베데프의 개혁 정책은 눈에 띈 성과를 내지 못했고, 버락 오바마 미 정권이 밝힌 양국관계의 ‘리셋’ 방침에 도 푸틴 총리가 끼어들면서 순조롭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