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행의 서울지역 축구동아리인 FC서울은 이 같은 단점을 보완했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고향 지기끼리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회사에 대한 유대감도 커졌다. 축구라는 흔한 취미 활동 속에서도 지방은행의 서울지역 동아리가 남다른 의미를 가지는 이유이다.
이 동아리의 총무를 맡고 있는 정용진 서울영업부 과장은 “서울에 부산은행 직원이 100여명도 안되지만 강남 지점 등의 직원들은 전화통화만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축구 활동을 하다 보니 전화만 하던 동료의 얼굴도 직접 보면서 웃을 일이 더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FC서울은 지난 2008년 6월12일에 창설했다. 당시 이장호 부산은행장(현재 BS금융지주 회장·부산은행장 겸임)이 여가를 통한 직원 간의 단합을 위해 동아리 활성화를 적극 권장하면서 만들어졌다. 부산은행은 현재 88개의 사내 동아리에 활동비를 지원하고 있다.
부산은행의 서울지역 직원은 9월19일 현재 99명이다. 이 중 33명이 FC서울에 가입해 활동 중이다. 서울지역 직원의 정확히 3분의1은 축구를 통해 얼굴도 익히고 정보도 교류하는 서울지역 대표 동아리인 것이다.
활동도 왕성하다. FC서울의 창립 때부터 함께한 안수일 서울영업부 차장은 “대구·경남은행 등 지방은행 간은 물론 우리금융, 우리투자증권 등 금융기관과도 친선 경기를 수시로 개최한다”고 말했다.
안 차장은 “이뿐 아니라 기업체들과의 친선 경기도 자주 열면서 고객과의 유대감을 다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부산은행은 오는 24일에는 경남은행과 친선 경기를 앞두고 있다. 요새 젊은 직원을 수혈하며 경남은행의 실력이 늘어 단단히 준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부산은행은 이외에도 올 3월부터 ‘BS월드컵’을 진행 중이다. 부산은행의 5개 축구동아리가 경기를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린게 된다.
활동이 많다 보니 직원 간 관계가 친밀해지는 효과도 톡톡히 누린다. 안 차장은 “33명뿐이지만 30대 초반부터 40대 후반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며 “막내 직원이 20년 선배한테 ‘야 패스해’라고 소리치기도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물론 연고가 지방인 기업의 동아리다 보니 애로사항도 있다. 우선 경기장 잡는 것이 쉽지 않다. 동아리 활동을 즐기려 해도 장소가 마땅치 않다. 우리나라 기업의 공통분모이기도 하지만 자체 소유의 연수원 등은 지방에 있는 은행이다 보니 더욱 심하다.
정 과장은 “경기장 잡는 것이 힘들어 한달에 한두번 정도 모임을 가진다”며 “여기 저기 떠돌며 축구를 하다 보니 회원들이 장소를 헷갈려 다른 축구장으로 가 경기가 늦어지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