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강하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초소형 3기통 엔진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미국 포드는 최근 창사 이래 가장 작은 크기의 엔진을 공개했다.
3기통 엔진에 배기량은 1000cc, 내년 출시되는 승용차 ‘포드 포커스’에 탑재할 예정이다.
포드는 “이 엔진은 리갈 규정 용지(216×356)보다 작지만 가속 페달에 발을 얹으면 현재의 1600cc급 엔진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엔진은 ℓ당 118마력으로, 기존 4기통 엔진의 70마력을 크게 웃돈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8기통에서 6기통으로, 6기통에서 4기통으로, 4기통에서 3기통으로 엔진 크기를 점차 축소하는 추세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드를 비롯해 독일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초소형 엔진을 마케팅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폭스바겐은 1959년 미국에서 소형차 ‘비틀’을 출시할 당시 썼던 슬로건을 3기통 컴팩트카 ‘Up!’에 적용하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모터쇼 회장 주변에는 ‘작은 것이 강하다(Small is Big)’는 폭스바겐의 광고가 줄지어 있을 정도.
마르틴 빈터코른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Up!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소형차 부문에서 폭스바겐의 성장에 중요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명차브랜드 BMW도 최근 3기통짜리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i8’을 발표했다.
포드의 짐 펄리 최고마케팅책임자는 “엔진 소형화는 수년 안에 급격히 진행될 것”이라며 “고객 데이터를 보면, 연비가 지금처럼 중요시된 적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포드의 가솔린 파워트레인 부문의 앤드류 프레이저 책임자는 “3기통 엔진의 인기는 조만간 타협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보다 좋은 연비와 함께 보다 강한 파워도 손에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급차 업체들도 이 같은 흐름을 인식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의 에이드리안 홀마크 글로벌 책임자는 “중국에서 대형 세단 ‘재규어 XJ’ 판매는 6기통 엔진을 도입한 이래, 작년의 불과 400대에서 연간 4000대로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규어는 유럽 XF 모델에도 2200cc, 4기통 디젤엔진을 탑재하기 시작했다.
그는 “재규어는 8기통 브랜드이긴 하지만 우리도 소형화 추세를 무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에서는 3기통짜리 엔진 차량이 먹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소비자들은 8기통에서 6기통 엔진으로 갈아타고 있긴 하지만 대형차 선호도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크라이슬러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에서의 판매는) 어려울 것”이라며 “나는 배기량이 더 큰 예초기를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