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솔린드라가 파산보호를 신청한다는 소식이 알려진 1일, 태양광주들은 일제히 상승했다. 경쟁업체 파산에 대한 반사이익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태양광 시장 구조조정에 대비해 옥석을 가리는 투자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상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솔린드라는 박막형 전지 기업이고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결정형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며 “태양광 업황 악화가 반영된 결과로, 내년까지 파산 기업들이 더 나올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경쟁력 없는 업체는 퇴출되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현명한 투자자라면 옥석을 가려 저가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조언했다. 박 연구위원은 “셀이나 모듈보다는 잉곳·웨이퍼·폴리실리콘 기업이 낫다”며 업황이 힘들수록 경쟁력이 돋보일 기업으로 OCI를, 폴리실리콘을 주력으로 하는 오성엘에스티를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박기용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태양광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에는 변함이 없다”고 평가했지만 “모두가 성장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향후 태양광 시장은 상위권 업체 중심의 과점 구조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며 폴리실리콘 수요가 집중되는 OCI, 잉곳·웨이퍼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웅진에너지를 추천했다.
한편 솔린드라에 119억원 규모의 박막태양전지용 TCO Target를 공급하던 나노신소재는 1일 가격제한폭까지 내려 1만5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강문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태양광용 타겟 매출 성수기에 발생한 솔린드라의 영업 중단으로 매출감소는 불가피하다”며 나노신소재의 목표주가를 2만1000원으로 16% 내렸다.
포천 등 미국 언론들은 31일(현지시간) 솔린드라가 파산보호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솔린드라가 저비용의 중국 제조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렸다며, 벤처캐피털업계 사상 최대규모의 실패라고 평하고 있다. 2005년 설립된 솔린드라는 벤처캐피탈에서 10억 달러를 유치했고 2009년 미국 에너지부는 5억3500만 달러 대출을 보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