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오르는 장바구니 물가 ‘주부는 괴로워’

입력 2011-08-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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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과일값 천정부지 지갑열기 두려워…일부 식료품값 내렸지만 가계부담 높아

경기도 하남시에 거주하고 있는 주부 A씨(55)에게는 수개월째 해결되지 않는 고민이 있다. 왠만한 먹을거리는 모두 올라 하루하루 식단을 짜기가 곤혹스러울 정도기 때문이다. 그나마 요즘엔 위안거리가 있는데, 일부 품목의 가격이 상승세를 멈췄기 때문이다. 특히 몇몇 품목은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가격이 내리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게 또 다른 고민을 만든다. 가격이 오르지 않는 품목으로 식단을 짜려면 아예 가족들의 입맛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설과 함께 가장 큰 명절인 추석까지 앞두고 있어 추석 상에 내놓을 음식까지 바꿔야 하는지도 고민거리다. 이처럼 올 여름 대한민국 주부들은 추석 제수용품 장만과 가정식단을 새로 짜야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태풍 및 폭우피해를 입은 농산물들로 인해 추석을 앞두고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주부들이 지갑을 열기가 부담스럽다. 가격이 오른 대표적 농산물로는 배추, 붉은 고추, 참외, 배 등의 채소류와 과실류다. 23일 농수산물 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의 소매가는 장마가 시작된 6월부터 지난달까지 계속 올랐다.

6월에 포기당 평균 1217원 하던 가격이 다음달에는 1739원으로 상승했다. 붉은 고추도 지난 6월 100g당 1005원 하던 것이 7월 1093원, 8월 1097원으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붉은 고추와 배추의 가격 상승으로 국민 대표 반찬인 김치는 ‘금(金)치’가 됐다.

참외도 두 달 전 10개당 1만9455원 하던 가격이 7월에 2만283원, 8월에 2만1534원으로 치솟았다. 배(10개당)도 6월에 3만7132원, 7월에는 4만955원 8월에 4만3737원으로 상승했다. 닭고기(마리당)는 7월에 5972원이었으나 이달 6316원으로 가격이 뛰었다.

이 같은 시장상황이 계속된다면 3주 앞으로 다가온 추석 차례상에는 닭고기와 배, 참외가 빠진 ‘홍동백서’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반면 이달에 가격이 내려간 품목들도 있다. 특히 마늘과 가지, 메론 등의 채소류와 바나나, 포도 등의 과실류, 축산물, 수산물 일부 품목의 소매가격이 하락했다.

마늘(1kg당)은 지난 6월부터 6699원에서 6652원, 6629원으로 이달까지 꾸준한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가지도 10개당 기준으로 두 달 전부터 7156원에서 6874원, 이달 현재까지 6418원을 기록하고 있다.

메론(1개당)도 6월 9059원에서 7월 7544원, 8월 6703원까지 대폭 하락했다. 새송이버섯 가격은 100g당 지난달 627원에서 이번달 622원으로 소폭 내렸다.

과실류에서는 포도와 전량 수입되는 바나나의 가격이 지난달에 비해 하락했다. 포도종류 중 켐벨은 1kg당 지난달 평균 8930원에서 이달 7991원으로 거봉도 1kg당 7월 1만257원에서 8월 9491원으로 내렸다.

축산물분야에서는 한우갈비와 삼겹살이 하락했다. 한우갈비(500g당)가 7월 2만3566원에서 2만2711원으로, 삼겹살도 한우갈비와 같은 기준으로 지난달 1만1798원에서 이달 1만758원으로 하락했다. 고등어(중품) 가격도 마리당 지난달 4082원에서 이달 3840원으로 내렸다.

주부 A씨는 “일부 식료품의 가격이 내려 우리 같은 서민의 부담은 줄었지만 김치와 닭찜, 배를 즐겨먹던 우리가족의 입맛을 가지무침과 고등어, 바나나 등으로 충족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또 “농축수산물의 가격 변동으로 처음에는 제수용품 장만에만 고심했는데 일반 가정 식단도 당장 바꿔야 할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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