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업계 부동의 1위 동아제약은 아직 배고프다. 연구개발(R&D)에 있어서 특히 그렇다.
동아제약은 올해 5월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새로운 전진기지를 마련했다. 세계 1위 미국 화이자 제약 연구소를 벤처마킹한 최첨단 신연구소를 준공한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동아제약은 제품개발연구소, 신약연구소, 바이오텍연구소로 구성된 글로벌 규격의 첨단 연구 플랫폼을 구축하게 됐다.
같은 달 기능성 소화불량 치료제 ‘모티리톤’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천연물 신약으로 품목 허가 승인을 받았다. 동아제약의 ‘제 3호 신약’ 탄생의 순간이었다.
이미 천연물 위염치료제 ‘스티렌’ 국내 최초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 등 히트신약을 두 개나 보유하고 있었지만, R&D에 대한 무한도전의 꿈은 연구기간을 6년으로 줄인 획기적인 천연물 신약으로 다시한번 결실을 맺은 셈이다.
◇ 올 연말 제3호 신약 나온다=‘모티리톤’은 나팔꽃 씨와 현호색의 덩이줄기에서 배출한 천연물질을 이용해 만들어 부작용이 없으면서 위배출 개선과 함께 내장 과민 반응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올해 12월경 발매 예정으로 최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현지 제약회사에 해외판권 계약을 체결, 글로벌 신약으로서 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모티리톤은 다양한 위관련 질환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과 특별한 원인 없이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한 위 질환자들에게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향후 제약시장에서 제2의 스티렌 신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아제약의 R&D는 ‘기술력’이외에‘인프라’‘시스템’‘네트워킹’등 세 박자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는 물론 꾸준한 R&D 투자와 신약개발 성공 경험을 통해 이뤄낸 결과다.
우선 새로 준공된 신 연구소는 동아제약 R&D의 신물질 설계부터 합성, 약효 및 독성평가, 약동력학 연구 등 신약연구 전과정이 유기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되도록 설계돼 신약 개발의 경쟁력을 국제수준으로 올려 놓았다는 평가다.
유전자 변형 동물모델을 사용한 약효평가시스템도 독보적이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우수한 신약 후보물질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어 신약개발기간과 비용을 대폭 줄여줄 수 있다.
동아제약은‘R&D 위원회’라는 독특한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연구과제 제안부터 후보물질 도출, 전임상, 임상, 발매까지 모든 단계에서 과제를 평가하고 진행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이 위원회에는 연구개발·영업부·경영기획·해외사업·생산부서 등 다양한 부서가 참여해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기술성, 시장성, 마케팅, 생산, 해외개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성공 가능성을 검토한다. 이를 통해 진행여부를 결정함으로써 전사적인 R&D를 가능하게 하고 R&D 생산성도 높이고 있다.
네트워크 역량도 중요한 장점 중 하나다. 동아제약은 그 동안의 신약과 바이오의약품의 개발 과정에서 미국·일본 등의 선진 제약사, 벤처, 대학, 연구소 등과 공동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해 왔다. 이들과의 R&D 협력은 동아제약의 효율적인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 약가인하 3중고도 R&D로 극복= 현재 국내 제약업계는 3중고를 겪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약가 인하정책으로 당장 매출과 수익이 감소하고 있는데다 의약품 제조시설기준 및 허가 규정도 강화돼 시설과 R&D 투자비를 대폭 늘려야 하는 어려움도 크다.
동아제약은 이러한 난관을 글로벌 R&D를 통한 혁신신약 개발로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신약 개발 모멘텀을 실현시키기 위한 구상은 크게 세 가지 방향이다.
첫째, 전문 연구영역 선택과 집중을 통한 혁신신약(First in class) 발굴, 둘째, 글로벌 규격 인프라 확충 및 연구역량 강화를 통한 글로벌 R&D, 마지막으로 R&D 네트워킹 활성화를 통한 개방형 혁신이다.
혁신 신약은 소화기계, 비만·당뇨, 비뇨기계 등 삶의 질과 관련된 질환분야에 연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에서는 국내 및 해외 10여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개발 기술에 융합 단백 제조 기술을 접목시켜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개선한 바이오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동아제약의 차세대 글로벌 신약으로 기대되는 것은 ‘자이데나’와 슈퍼항생제‘DA-7218’다. 국내 최초이자 세계 4번째로 개발된 발기부전치료제‘자이데나’는 현재 미국 FDA 임상 3상을 완료하고 글로벌 신약으로의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금까지 중동과 브라질 등 전세계 42개국에 총 3억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유럽과 일본 등 32개국에 특허를 등록하며 이미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 준비도 마쳤다.
새로운 적응증으로의 도전도 진행 중이다. 전립성비대증치료제로 미국 임상 2상과 간문맥고혈압치료제로 독일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며 폐동맥고혈압치료제로 국내 임상 2상도 준비 중에 있다.
대부분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슈퍼박테리아를 치료하는 항생제 신약 ‘DA-7218’은 현재 미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최근엔 이머징마켓 판권을 바이엘과 계약함으로써 향후 성장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받을 전망이다.
이알음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동아제약의 R&D 성과는 올해부터 빛을 발할 예정”이라며 “미국 트리어스사와 판매 계약을 맺은 DA-7218의 글로벌 판권(유럽&북미 제외)이 바이엘사에 팔리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DA-72518이 더욱 더 선전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당사 매출에 기여도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