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머니를 좇아라】천정뚫린 金 값...들어가도 될까

입력 2011-08-19 15:57 수정 2011-08-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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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로스앤젤리스에 사는 찬테이와 콘라드 브릿지 부부는 최근 큰 투자 고민을 해결했다. ‘비싸게 산 금을 싼 값에 팔아야 하는 상황이 오면 어쩌나’ 고민했는데 천정부지로 치솟는 금 값을 보고 금 투자를 계속하기로 한 것이다. 찬테이 씨는 “달러는 그 가치를 잃고 있다”면서 “헤지수단인 금 값은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 투자가들 중에는 찬테이와 콘라드 부부와 같은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 금융 포털인 스마트머니는 지난주 미 국가신용등급 강등 충격에 따른 시장 혼란이 금 회의론자들까지 금 투자 열기에 뛰어들게 만들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전했다.

금 소매업체인 골드라인 인터내셔널은 지난 10일까지 일주일간 금속거래소에는 20억달러(약 2조1490억원)의 자금이 귀금속으로 흘러들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5월과 6월 흐름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스캇 카터 골드라인 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는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미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매출이 20% 늘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지금을 금의 황금기로 보는 시각이 대세지만 일각에선 거품론도 만만치 않다. 금 투자를 지속해야 할 지 고민하는 것도 이 때문.

미 금융그룹 웰스파고는 “투자자들의 금 투기 수요가 금 값을 터지기 일보직전의 거품 상태로 만들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실제로 금 값은 지난 10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장 마감 시부터 금 계약에 대한 증거금을 22% 인상한다고 밝히자 1780달러대로 떨어져 거품론에 힘을 실렸다.

뉴욕 소재 투자자문사인 거스타인 피셔의 그렉 피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이 최근 금 매수에 나선다는 점에선 금 투자가 끌리지만 그것이 금을 사는 이유는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금 값이 계속 올라 신고가를 갈아치울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원래 경제가 하강하거나 인플레 압력이 우려되는 시기에는 금 매입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금 값은 올들어 25% 올랐고, 18일에는 1822달러를 돌파하며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JP모건체이스는 올 연말이면 금 값이 온스당 25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인플레를 감안한 사상 최고치는 1980년 기록한 2400달러다.

▲[금값 추이] 18일(현지시간) 현재 온스당 1822달러

앞서 나온 브릿지 부부처럼 많은 투자자들은 저금리에 따른 투자 손실을 우려해 대체 투자처로 금을 활용하고 있다. 브릿지 부부는 주식 이외 금 등 다른 투자처에 보유 자산의 10%를 넣을 계획이다.

엡솔루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로버트 위더머 이사는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2013년 중반까지 사실상 제로 금리를 유지키로 하고, 3차 양적완화 같은 추가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금 열풍을 부채질한다”고 설명했다.

금 매입 열풍의 또 다른 이유는 단순히 주식 시장에 대한 반응이라는 지적도 있다. 영국 뮤직라벨의 데스파 로빈슨 이사는 지난 2주간 포트폴리오에서 금 투자 비율을 35% 가량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식 시장 혼란으로 자금을 보호할 만한 투자처를 찾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다만 금 투자를 선호한다는 투자가들도 만일의 사태에는 대비하고 있다. USAA파이낸셜플래닝서비시스의 하이디 슈미트 펀드매니저는 “시장이 진정될 때까지는 수중에 현금을 늘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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