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투자가들 중에는 찬테이와 콘라드 부부와 같은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인터넷 금융 포털인 스마트머니는 지난주 미 국가신용등급 강등 충격에 따른 시장 혼란이 금 회의론자들까지 금 투자 열기에 뛰어들게 만들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전했다.
금 소매업체인 골드라인 인터내셔널은 지난 10일까지 일주일간 금속거래소에는 20억달러(약 2조1490억원)의 자금이 귀금속으로 흘러들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5월과 6월 흐름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스캇 카터 골드라인 인터내셔널 최고경영자(CEO)는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미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매출이 20% 늘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지금을 금의 황금기로 보는 시각이 대세지만 일각에선 거품론도 만만치 않다. 금 투자를 지속해야 할 지 고민하는 것도 이 때문.
미 금융그룹 웰스파고는 “투자자들의 금 투기 수요가 금 값을 터지기 일보직전의 거품 상태로 만들었다”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실제로 금 값은 지난 10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장 마감 시부터 금 계약에 대한 증거금을 22% 인상한다고 밝히자 1780달러대로 떨어져 거품론에 힘을 실렸다.
뉴욕 소재 투자자문사인 거스타인 피셔의 그렉 피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이 최근 금 매수에 나선다는 점에선 금 투자가 끌리지만 그것이 금을 사는 이유는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금 값이 계속 올라 신고가를 갈아치울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원래 경제가 하강하거나 인플레 압력이 우려되는 시기에는 금 매입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금 값은 올들어 25% 올랐고, 18일에는 1822달러를 돌파하며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JP모건체이스는 올 연말이면 금 값이 온스당 25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인플레를 감안한 사상 최고치는 1980년 기록한 2400달러다.
앞서 나온 브릿지 부부처럼 많은 투자자들은 저금리에 따른 투자 손실을 우려해 대체 투자처로 금을 활용하고 있다. 브릿지 부부는 주식 이외 금 등 다른 투자처에 보유 자산의 10%를 넣을 계획이다.
엡솔루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로버트 위더머 이사는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2013년 중반까지 사실상 제로 금리를 유지키로 하고, 3차 양적완화 같은 추가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금 열풍을 부채질한다”고 설명했다.
금 매입 열풍의 또 다른 이유는 단순히 주식 시장에 대한 반응이라는 지적도 있다. 영국 뮤직라벨의 데스파 로빈슨 이사는 지난 2주간 포트폴리오에서 금 투자 비율을 35% 가량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식 시장 혼란으로 자금을 보호할 만한 투자처를 찾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다만 금 투자를 선호한다는 투자가들도 만일의 사태에는 대비하고 있다. USAA파이낸셜플래닝서비시스의 하이디 슈미트 펀드매니저는 “시장이 진정될 때까지는 수중에 현금을 늘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