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맥주시장 패권을 놓고 대표기업들의 합종연횡이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 2위 맥주업체인 영국의 SAB밀러는 호주 최대 주류업체 포스터그룹 인수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95억1000만호주달러(약 10조8500억원) 규모의 인수를 제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AB밀러는 포스터 주식 한주당 4.90호주달러를 지급하게 된다.
이날 포스터의 주가는 4.96호주달러를 기록하며 SAB밀러가 제안한 인수가를 웃돌았다.
앞서 SAB밀러는 지난 6월 같은 조건으로 포스터에 인수를 제안했다 거절당했다.
당시 포스터 측은 “주당 4.90호주달러의 인수제안은 회사를 상당히 낮게 평가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이체방크 분석가들은 SAB밀러의 연이은 적대적 인수 방침에 대해 “포스터 이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업계 2위를 달리고 있는 SAB밀러는 호주 경제의 성장과 함께 포스터가 보유한 매력적인 자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포스터는 지난해 5월 와인과 맥주 사업을 분리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업계에서 인수 대상으로 급부상했다.
내수 침체에 빠진 일본의 주류업체들은 해외로 손을 뻗고 있다.
아사히그룹은 이날 뉴질랜드의 인디펜던트리커를 15억뉴질랜드달러(약 1조3410억원)에 인수키로 합의했다.
아사히의 인디펜던트리커 인수는 지난 2008년 아사히가 호주 음료회사 캐드버리를 5억5000만파운드(약 9725억8700만원)에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다.
1987년에 설립된 인디펜던트리커는 칼스버그 맥주, 화이트앤맥캐이 스카치 위스키, 시저스 진, 발디바르 보드카 등을 제조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의 또다른 주류업체인 산토리와 호주의 코카콜라아마틸도 인디펜던트리커 인수전에 관심을 보였다.
앞서 아사히는 지난달 말레이시아 2위 청량음료 업체인 베르마니스를 160억엔(약 2234억원)에 사들였고 호주 3위 음료업체인 P&N의 음료사업도 170억엔에 인수키로 했다.
일본 최대 맥주회사 기린홀딩스도 지난 2일 브라질 2위 주류업체인 스킨칼리올그룹의 주식 50.45%를 2000억엔(2조790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기린은 스킨칼리올을 시작으로 남미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