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작 허점 또 들춘 ‘한예슬 사태’

입력 2011-08-1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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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드라마 제작의 허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배우 한예슬이 KBS2 월화드라마 '스파이명월'의 촬영을 거부하자 당장 다음날 방송의 결방을 피할수 없었다.

15일 오후에는 한예슬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LA로 출국한 것을 확인했다는 기사까지 등장하면서 드라마 제작관계자는 물론 시청자들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지난 15일 오후 9시 55분 방영 예정이었던 11회는 그동안 방송된 하이라이트 영상을 모은 '스파이 명월 스페셜'을 내보냈다. 16일 방송은 한예슬이 등장하지 않는 장면만 편집해 11회를 내보냈다.

KBS는 '여배우 교체'라는 특단의 카드를 꺼내들었고 제작사는 100억대의 소송준비 의지를 피력했다.

결국 한예슬은 오는 17일 귀국, 드라마에 복귀할 의사를 소속사를 통해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예슬의 무책임함이냐, 연출자의 자질 부족이냐를 두고도 논란이 뜨겁다.

한예슬은 그동안 빡빡한 촬영 일정 등을 놓고 연출자인 황인혁 PD와 갈등을 빚어 왔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 13일 촬영장에서는 황 PD와 공개적으로 다툼을 벌였고 14일부터는 연출자 교체를 요구하며 촬영을 거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이 명월'은 MBC '계백'과 SBS '무사 백동수' 사이에서 시청률이 5.9%까지 떨어지는 등 굴욕을 면치 못했다. 드라마 중반부에 이르러서는 갑자기 작가가 교체되는 난관에 부딪치기도 했다.

방송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사실상 '생방송'에 가까운 드라마 제작 현실의 문제를 극명히 드러낸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쪽대본'에 의지해 드라마를 찍다 보니 배우의 촬영 불참이 곧바로 드라마 불방 사태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국 드라마 제작현실의 문제점을 지적한 연기자 이순재는 "얼마 전에는 한 방송사 드라마에서 방송사고까지 났다"며 "요즘 드라마는 쪽대본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어느 나라가 이렇게 드라마를 만드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상황이 이렇다보니 배우들이 드라마를 안 하려고 한다. 대신 돈이나 챙기자며 회당 출연료가 2000만원까지 간다"며 고액 출연료도 문제를 삼았다.

그는 "방송국에 (이런 상황의) 책임이 있어 외주제작을 의뢰할 때 적어도 열흘 전에 대본을 넘겨 검사할 시간을 달라는 계약을 해야 한다"며 "드라마는 전략 영상산업으로 방송 제작의 가치관이 새롭게 형성돼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우리가 가진 역량을 다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한예슬 사태로 인해 드라마 제작자들이 반성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면서 "이번 사태로 얼마나 드라마 제작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 지고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 제 2의 한예슬, 제 3의 한예슬이 나오지 않으란 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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