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 쯤 국내 제약사가 만든 아시아 최초 백혈병 치료제가 출시될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백혈병 치료제는 글리벡(노바티스), 타시그나(노바티스), 스프라이셀(BMS) 등 3개 제품으로 모두 외국계 제약사에 만들었다.
이에 따라 세계 백혈병 표적항암제 시장규모는 약 50억 달러에 이르고 있는데, 대부분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 제품이 독점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매년 300명 이상의 관련 백혈병환자가 발생해 1000억원의 건강보험재정이 다국적 제약사에 지출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국내제약사 제품 출시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복지부는 백혈병 치료제 ‘라도티닙’(제품명 슈펙트)이 임상 3상 시험에 진입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제품은 일양약품과 가톨릭대학교에서 공동 개발했다.
라도티닙은 순수 국내 기술진이 자체 개발한 아시아 최초의 백혈병 표적치료제로서, 글리벡 내성환자에게도 효과가 있어 차세대 백혈병 치료제로 각광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진흥원 측에 따르면 라도티닙이 출시되면 국민건강 증진 및 의약품 무역수지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특히, 임상3상 시험이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권에서도 진행될 예정이어서 세계시장 진출까지 가능하다.
일약약품 관계자는 “2상 임상 이후 현재 신약허가 신청을 해 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말 쯤 신약 허가를 받고,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백혈병 치료제가 시중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라도티닙은 지난 7월 14일 임상 1,2상 결과를 토대로 ‘글리벡 내성 환자 치료를 위한 2차 치료제’로 식약청에 허가 신청되어, 현재 식약청의 신속심사(fast track) 중에 있다.
글리벡 내성환자 뿐만 아니라, 처음 진단된 백혈병 환자에 대한 1차 치료제로 허가받기 위해 8월 11일부터 임상3상 시험이 개시됐으며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김동욱 교수팀이 진행하고 있다.
이번 임상3상 시험은 한국 뿐만 아니라 인도·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 20여개 대형병원에서 240명의 임상 환자를 대상으로 다국가 다기관 임상시험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복지부는 진흥원을 통해 지난 2006년부터 라도티닙의 전임상 및 임상시험을 위해 43억원을 지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국이 백혈병 표적항암제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엄청난 액수의 연구 개발비 때문에 유럽과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만이 주도하고 있는 백혈병 표적항암제 시장에서 글로벌 백혈병 치료제와 당당히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복지부와 진흥원는 앞으로 신약개발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신약개발 R&D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