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8년만에 대규모 주식 투자에 나섰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주가가 급락한 시점을 차익 확보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은 지난 10일 KB자산운용에 주식 투자를 위한 자금 5000억원을 위탁했다고 11일 밝혔다. 국민은행이 대규모 주식 투자에 나선 것은 카드사태가 발발한 2003년 이후 8년만이다.
국민은행은 당시 김정태 행장 지시로 2001년 9.11 테러사태 직후와 2003년 카드사태 직후 주식에 투자해 큰 수익을 올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어윤대 회장을 비롯해 KB금융 계열사 사장과 임원들이 최근 회의를 연 자리에서 투자 적기라는 데 공감하고 주식투자를 결정했다”며 “장기 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며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어 회장은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소식과 함께 주가가 폭락하자 지난 4일부터 세 차례에 걸쳐 KB금융 주식 1만256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로써 작년 9월 이후 수시로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는 어 회장의 보유주식 수는 3만770주로 증가했다.
한편 국민은행은 일시적인 외화유동성 경색 가능성에 대비해 커미티드 라인(마이너스대출 성격의 금융회사 간 단기 외화차입선)을 구축하기로 하고, 이르면 다음 주중 한 외국 은행과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타행에 비해 국제 신용등급이 높지만, 커미티드 라인을 일부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한 외국은행과 비용 협상을 하고 있다”며 “조만간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