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고위급 대화 1년7개월만에 재개

입력 2011-07-29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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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관·보즈워스, 비핵화 조치·6자회담 재개 등 논의

북한과 미국의 고위 당국자간 대화가 1년 7개월여 만에 재개됐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대표단은 28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유엔주재 미국 대표부에서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만남을 가졌다.

북미 양국이 대화를 한 것은 보즈워스 대표가 평양을 방문한 지난 2009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양측은 약 5시간 동안 비핵화를 위한 사전조치, 북미관계 정상화, 6자회담 재개방안 등 양국 간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미국 대표단은 6자회담 재개에 앞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포함한 모든 핵개발 활동의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중지, 2005년 9.19 공동성명 이행확약,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중지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평화협정 논의, 북미관계 정상화, 대북제재 해제 등 기존 의제를 다시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에서 미국 측은 먼저 UEP가 9·19공동성명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1718호·1874호)에 위배된다는 입장을 펼쳤다.

이에 대해 북한은 핵의 평화적 이용이라고 반박하며 6자회담을 열어 UEP 문제를 논의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6자회담의 틀에서 UEP의 합법성을 주장하고 핵능력을 과시하며 협상력을 키운다는 북한의 전략이다.

회담장 주변에서는 북한이 이번 대화의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이 요구하는 IAEA 사찰단 복귀 등에서 일부 타협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김 제1부상은 기자들에게 “분위기가 좋았고 건설적이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한 반면, 미 국무부는 회담이 끝난 뒤 “오늘 대화는 진지하고 업무적(business-like)이었다”고 논평해 회담장 분위기에 대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번 북한 측 대표단은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과 최선희 부국장으로 구성됐다.

미국 측은 클리포드 하트 6자회담 특사와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담당 보좌관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6자회담 차석대표인 조현동 외교통상부 북핵외교기획단장이 뉴욕에 급파돼 북미회담 결과를 주시함면서 한국 측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개진했다.

북한과 미국은 이날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29일 다시 회담을 열기로 했다.

양국은 접점을 모색해 ‘탐색적 대화’를 넘어 ‘후속 대화’로 나가기 위한 세부일정을 조율할 방침이다.

미 대표단은 29일 회의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추가 의제로 제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제1부상의 미국 방문은 2007년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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