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김종갑 한국지멘스 대표이사 회장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 60년 만에 지멘스의 한국인 대표로 처음 선임된 김종갑 회장의 이날 기자간담회날은 공교롭게도 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발표날과 같아 눈길을 끌었다.
김 회장은 "이제 지멘스 사람이니까 하이닉스 얘기는 물어보지 말아달라"며 웃었지만 하이닉스에 대한 애정을 숨길 수는 없었다.
그는 하이닉스 인수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하이닉스 인수가 위험부담이 없는 건 아니지만 위험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우리 기업의 정신이 현재 한국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위상을 만들었다. 한국보다 (메모리 반도체사업을)더 잘 할 수 있는 나라는 나올 수 없다고 장담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 사업을 성공적으로 해온 삼성, 하이닉스 두개 기업이 세계 시장을 계속 주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도 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헬스케어 사업 진출로 경쟁관계가 된 상황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종갑 회장은 과거 하이닉스 시절 1위 삼성전자를 추격하는 2위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뒤바뀐 것.
김 회장은 "(삼성의 헬스케어 사업진출은)한국과 지멘스, 삼성 모두에게 잘 된 일"이라며 "반도체도 여러업체의 경쟁으로 커 나갔듯이 헬스케어 사업도 같이 클 수 있던 중요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소업체들만 있다면 전문가 양성도 쉽지 않다"며 대기업의 진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종갑 회장은 한국지멘스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업등 자체사업을 5년내에 두배 성장 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일반 제조업이 연간 5~6% 성장하지만 우리는 연간 13%씩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6년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차관을 지낸 그는 정부에 대해서 다소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기업과 머리를 맞대고 이처럼 많이 고민하는 정부는 다른데 많지 않다"면서도 "정부 규제가 조금더 풀리고 정책에 일관성이 있었으면 좋겠다. 아직 2%부족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