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씨소프트가 ‘프로야구매니저’, ‘팡야’ 등으로 유명한 게임업체 엔트리브소프트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게임 업계에 인수·합병(M&A) 열풍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회사인 엔트리브소프트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자로 엔씨소프트를 선정했다. 엔씨소프트는 1000억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 인수 경쟁을 펼쳤던 NHN을 따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 SK텔레콤 상무 출신인 윤송이 엔씨소프트 부사장이 직접 전두 지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엔씨소프트의 인수 성사가 기정사실화 됐다.
엔트리브소프트의 ‘프로야구 매니저’는 월 3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알짜 게임으로 관련 업계는 엔씨소프트의 이번 인수로 매출 확대는 물론 2013년 1군 진입을 목표로 준비중인 프로야구 제9구단과 연계해 다양한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상위 게임 업체를 둘러싼 M&A 소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게임즈, CJ E&M 넷마블 등 상위 업체들은 잇단 우수 개발사 M&A를 통해 몸집불리기를 계속해왔다.
하지만 이번 엔씨소프트의 인수를 신호탄으로 게임 업계에 스마일게이트, JCE, 나우콤, 액토즈소프트 등 중견 게임사들의 매각설이 쉼 없이 흘러나오고 있어 당분간 흉흉한 분위기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또한 최근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현지 파트너사의 도움 없이 직접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것도 결국 국내 게임사 M&A를 위한 초석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국내 시장의 불안정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엔씨소프트에 이어 가장 유력한 인수 대상자로 꼽히고 있는 것은 NHN 한게임과 넥슨. NHN 한게임은 이번 엔트리브 인수전에서도 보여주었듯 외부 개발사에 대한 지분투자와 M&A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상태다.
해외 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넥슨이 지난해 연결매출 9343억원을 기록, 1조원 돌파를 이루지 못한 것도 업계에서는 추가 M&A 가능성을 시사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IPO(기업공개)는 회사의 성장 전략 중 하나로 고민중”이라면서 “매출이 1조를 넘느냐 아니냐의 여부가 중요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위 업체들이 인수를 통해 검증된 개발인력을 확보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꾀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대형 게임사들과 중견 게임사들의 양극화 현상도 우려된다”면서 “대형 게임사들은 게임이 넘쳐나고 중소 게임사들은 적자를 면치 못하다 인수되는 등 게임업계의 허리가 없어지는 부작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